건설업 불황이 장기전을 달리면서 3세 경영에 나선 대한제강이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대한제강의 최대 주주는 올해 38세인 오치훈 부사장이다.
대한제강은 창업주 고 오우영 회장의 장손자로 부사장으로 부친 오완수 회장과 막내삼촌 오형근 사장과 삼각편대를 이뤄 대한제강을 이끌고 있다.
오 부사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철근 토탈 브랜드 '스타즈'를 도입하는 등 세련된 경영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한때 13%에 육박하던 영업이익률은 올 상반기 1.6%로 뚝 떨어지는 등 실적부진으로 고민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 부사장은 2007년 3월 정기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3세 경영시대를 열었다.
오 부사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대한제강의 차기 후계자로 일찌감치 자리를 굳혔기 때문. 현 대표이사인 오 사장의 지분율은 1.78%에 불과하다. 큰 형님인 오 회장(17%)과 오 부사장(18.88%)과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이 회사의 2대 주주인 오원수씨는 오 회장의 바로 아래 동생으로, 조카인 오 부사장의 원만한 경영승계 위해 한때 90만주 이상이던 보유지분을 줄여 17일 현재 58만주(2.42%)인 상태다.
오 부사장은 경영 참여 5년만에 2007년 3천500억원에 불과하던 대한제강 매출액을 지난해 말 8천억원으로 124%이상 키워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작년 216억원으로 2007년에 비해 11.7% 늘리는데 그쳤다.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율이 뚝 떨어졌기 때문. 대한제당은 2008년 매출액 9천700억원, 영업익 1천260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2.9%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09년 8.3%, 2010년 2.7%, 올 상반기 1.6%로 수직 하락하고 있다. 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07년 1천700억원이던 부채는 올해 6월 말 3천400억원으로 2배나 증가했다. 이와 달리 자기자본은 같은 기간 동안 2천100억원에서 3천200억원으로 54%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올 상반기 재고자산은 752억원에서 940억원으로 25% 급증한 반면 현금 등 당좌자산은 2천800억원에서 2천300억원으로 19%나 감소했다. 단기차입금도 지난 6개월간 655억원에서 916억원으로 40% 가까이 증가했다.
대한제강은 철스크랩으로 생산하는 빌렛과 이를 원료로 철근을 만든다. 이때문에 전체 매출액의 78% 이상이 원재료 구입비에 충당된다. 게다가 건설경기 불황에 따른 수요량이 정체 또는 급감하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태다.
실제로 2009년 1t당 37만4천원이던 철스크랩 가격은 올해 6월 51만6천원으로 38%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판매가격은 빌렛이 56만5천원에서 72만8천원으로 13.3%, 빌릿으로 만드는 철근은 70만7천원에서 80만1천원으로 29% 오르는데 그쳤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오 회장이 경남고출신 경제인 모임(덕경회) 회장이라고 알려진 이후 대한제강은 일명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돼 올해 초 1만1천원이 넘던 주가가 18일 5천500원대로 반토막 났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