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을 1년 앞당겨 졸업한 경남기업 김호영號가 글로벌 금융 위기를 뚫고 옛 영광을 회복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려 1조원에 달하는 채무를 상환하며 워크아웃을 벗어났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건설경기 침체라는 악재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것.
뚝심의 CEO, 김호영 사장은 BW발행과 해외 사업 등을 확대하며 리스크 관리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 500억원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으로 재무 돌파구 마련
경남기업은 최근 이사회 열어 재무건전성 강화차원에서 5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의결했다. 경남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2008년 8월 3년 10개월 만기의 회사채 100억원을 발행한 이후 처음이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운영자금과 국내외 사업추진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지금과 같은 때에 BW를 발행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재무건전성과 미래가치가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경남기업의 BW 발행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연말에 찾아올 위기상황에 대비한 현금확보의 목적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으로 건설경기가 좀처럼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해 자금시장 경색에 대비하려 한다는 것.
현금이 없어 운영자금을 외부차입에 의존하게 되면 자연스레 신용도 하락, 차입비용 상승이라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최근 지속적으로 실적이 떨어지고 그에 따라 재무건전성 또한 악화되고 있는 경남기업으로서는 이번 BW 발행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실적, 재무건전성, 주가 3박자 악재 여전
경남기업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좋지 않았다. 매출은 4천177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3천286억원)에 비해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40억 적자를 기록했다.
재무건전성 지표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말 현재 부채비율은 259.8%, 유동비율은 149.2%, 자기자본비율은 27.8%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한다면 전체적으로 소폭 개선됐지만 일반적으로 각각 100%, 200%, 50%를 표준비율로 본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채비율은 두 배 이상 높고 유동비율과 자기자본 비율은 각각 3/4, 1/2 수준으로 취약하다
실적과 재무건전성 악화는 자연스레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경남기업은 21일 전일 대비 230원(+2.68%) 상승한 8천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워크아웃 졸업 이후 1만5천150원의 신고가를 기록했던 지난 8월 1일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여기에 이번에 발행된 BW가 나중에 사실상 500만주 이상의 주식으로 전환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유상증자와 크게 다를 게 없어 앞으로 주가 향방은 더욱 어둡다.
◆김호영 사장 워크아웃 졸업 뚝심으로 위기 이겨낼까?
경남기업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김호영 사장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경남기업은 지난 5월 당초 예상보다 1년 이상 빨리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건설경기가 침체된 시기에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에 대해 재계에서는 "김호영 사장의 뚝심과 전략이 먹혔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은 현대건설 출신으로 해외영업본부장, 해외사업본부장 등을 지닌 해외통인데다가 오랜 현장경험과 풍부한 경영실무 지식까지 겸비한 전문 건설인으로 알려져 있다.
반도건설 사장을 거쳐 경남기업 사장으로 취임한 지 두 달 만에 워크아웃이라는 시련에 직면했지만 가락시장 중앙청과, 경기 밸내에너지 등 알짜배기 자회사들을 정리하며 경남기업을 공공, 해외부문에 특화된 기업으로 변모시켰다.
이 같은 사업구조조정으로 경남기업은 2년의 워크아웃을 거치며 무려 1조원 이상의 채무와 보증 채무를 상환하는 성과를 이뤘다.
경남기업이 다시 한 번 침체된 건설경기와 3박자 악재를 딛고 옛 영광을 회복할지 업계가 김 사장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