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부정적 여론을 감안해 수수료 인하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KB금융지주(회장 어윤대)와 우리금융지주(회장 이팔성), 신한금융지주(회장 한동우),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 등 4대 금융지주는 3분기 실적 발표에 앞서 "고배당을 자제하겠다"며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금융계는 은행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상향 적립 등의 규제정책이 일시적으로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은행의 재무건전성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긍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로존 위기 지속에 따른 대외경제의 불확실성과 금융당국의 국내 은행권 규제 강화 조치가 맞물리면서 관련 은행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주식시장에서 외환은행(행장 래리 클레인)과 기업은행(행장 조준희)을 제외한 대다수 은행주들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외환은행은 160원(2.08%) 오른 7870원을 기록했고, 기업은행은 50원(0.34%) 오른 1만4650원을 나타냈다.
반면, KB금융지주는 1000원(2.32%) 내린 4만2150원, 우리금융지주는 300원(2.83%) 내린 1만300원, 신한금융지주는 300원(0.67%) 내린 4만4750원, 하나금융지주는 250원(0.63%) 내린 3만9400원을 보였다.
이에 대해 심규선 한화증권 연구원은 "유럽 은행주나 위기관련 이슈 등으로 국내 금융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은 일회성 요인을 생각하면 2분기보다 크게 줄지 않았고 다른 나라 은행들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실적보다는 규제 요인이 주가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 연구원은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에 대손충당금을 더 쌓으라고 했는데 이는 손익에 반영이 안 되고 '수수료 인하'는 실적에 영향을 주겠지만 어쩔 수 없이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특히, 대손충당금 적립은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은행 건전성에 플러스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석동)는 지난 20일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말까지 대손충당금(대출채권이 부실해질 때를 대비해 은행 내부에 쌓아두는 자금)이나 대손준비금의 적립기준을 상향조정하는 등 은행의 배당을 억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은행권이 거둬들이는 각종 수수료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자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수수료 인하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5일 우리은행(행장 이순우)과 국민은행(행장 민병덕), 신한은행(행장 서진원), 하나은행(행장 김정태) 등 4개 은행은 송금이나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기) 수수료를 평균 38%로 낮췄다.
지난 22일 가장 먼저 인하조치를 단행한 우리은행은 기존 수수료와 비교해 33%를 낮췄고 국민은행 35%, 신한은행 34%, 하나은행은 49%를 인하했다.
26일에는 기업은행이 오는 11월 중순부터 영업시간 종료 후 ATM기 이용시 수수료 할증을 전면 폐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금융소비자연맹은 펀드수수료와 방카수수료, 중도상환수수료 등 나머지 90%에 해당하는 수수료도 조속히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실제로 은행들은 올 상반기에 펀드 수수료로만 1조원 이상을 거둬 들인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도 현재 1%인 판매보수 상한선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향후 은행권이 추가로 수수료 인하 조치를 취할지 주목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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