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가가 희비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가 100만원 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8월 폭락장에서 60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주식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반면 LG전자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잇따라 신용등급 하향 조치를 당하면서 롱텀에볼루션(LTE)폰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름세를 타던 주가도 다시 곤두박질 쳤다.
2일 삼성전자는 그리스 디폴트 우려감에 발목이 잡혀 전일 대비 1.9% 하락한 97만1천원에 장을 마감했다.
비록 이날 꿈의 주가로 불리는 100만원 재진입에는 실패했지만 하루 전인 1일에는 실적 개선 기대감을 등에 업고 장 후반 99만9천원까지 치솟는 등100만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증권가 또한 삼성전자 주가의 100만원대 재진입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일본 등 경쟁업체의 부진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아니라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3분기와 마찬가지로 4분기 역시 견조한 실적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특허전쟁을 치르고 있는 애플과의 핵심 부품 공급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휴대폰 부문의 사업가치 밖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4분기에는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짚고 올라올 것으로 전망돼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신증권과 LIG투자증권이 주가 전망치를 135만원으로 내다보는 등 주요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가를 110만원~120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월28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인 101만4천원을 찍었었다.
이와 반대로 LG전자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신용평가사 피치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을 'BBB 안정적'에서 'BBB 부정적'으로 하향 조치 당했다.
보름여 전에는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LG전자의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LG전자의 신용등급 전망도 'Baa 안정적'에서 'Baa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단기간에 LG전자의 사업 경쟁력이 의미 있게 회복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이유다.
지난 9월 1천900억원 규모로 발행된 회사채 일부는 기관투자가에 바로 흡수되지 않고 한동안 증권사에 머무르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LG전자 측은 이번 피치의 조치가 등급을 낮춘 게 아니라 단순히 전망을 조정한 것일 뿐이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증권가 역시 같은 맥락의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향후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얼마나 존재감을 회복할 수 있느냐에 따라 심각성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부진한 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향후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얼마나 점유율을 끌어 올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G전자는 3분기 3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냈지만 LTE폰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최근 오름세를 유지 지난달 27일 8만원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잇따른 신용등급 하향 조정 소식에 LG전자 주가는 6일 만인 2일 종가 기준 7만1천400원으로 11.5% 떨어졌다. 연초 12만원을 넘어서던 주가에 비하면 60% 수준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지난달 구본준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안승권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를 위원장으로 하는 '1등 소프트웨어 위원회'를 만들어 인재확보에 나서는등 혁신을 통한 시장 지위 회복을 노리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