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정준양 포스코 회장,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 등 대기업 총수들을 중심으로 급여 1% 기부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정 회장과 권 사장은 지난 9월 급여의 1%를 기부하는 나눔운동을 시작했다. 총수가 팔을 걷어붙이자 임직원들도 따라 나서 '급여 1% 나눔 운동'이 회사 전체로 전파되고 있다. 양사는 이를 통해 각각 연간 10억원 이상의 기부금 조성을 기대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정준양 회장과 본부및 계열사 부장급 임직원들은 지난달부터 매달 급여의 1%를 기부하고 있다. 공기업에서 출발해 국내에서는 경쟁자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철강업계 1위 기업으로 우뚝 성장한만큼 사회 공동체와 나누겠다는 의지다.
시장에서는 정회장이 '대기업이나 조금 더 가진 사람이 중소기업이나 조금 덜 가진 사람과 나누고 공생해야 그 사회의 미래가 풍요로워진다'는 평소 지론을 실천에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정회장의 나눔 실천 에 곧이어 본사 임원 및 부장급 이상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이어 포스코특수강, 포스코파워, 포스코엔지니어링,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레카, PNR 등 계열사의 부장급 직원들로 확산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1인당 연간 90만원 정도가 조성돼 회사 전체로는 한해 총 7억5천만원이 모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임직원이 내는 기부금만큼 기업에서도 후원금을 내는 제도인 '매칭그랜트'를 도입해 이사회에서 같은 액수만큼 지원한다. 이에 따라 한 해 조성되는 기부금은 약 15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또 포스코 이사회도 본사 임직원들이 기부하는 금액만큼 후원키로 결정했다. 포스코 패밀리 나눔운동은 본사와 계열사 리더들이 자발적이고도 지속적인 기부를 통해 우리 사회의 건전한 기부 문화를 정착시키고 소외계층과 함께 발전하는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권오갑 사장도 기부문화 확산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권 사장은 김태경 현대오일뱅크 노동조합위원장과 함께 임직원들이 매년 급여의 1%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내용의 ‘급여 1% 나누기 약정식’을 가졌다. 이 회사는 임직원 본인이 중단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퇴직할 때까지 급여의 1%를 매달 공제 형태로 기부할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전에도 급여 중 우수리와 일부수당을 기부금으로 내놓았었다. 올 상반기 말 현재 현대오일뱅크의 직원수는 총 1천800명. 이들의 평균연봉은 5천만원으로, 약 9억원이 넘는 기금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포스코는 지난해 순이익 4조2천억원 중 600억원(1.4%)을 기부금으로 쾌척했다. 현대오일뱅크도 3천억원의 순이익 중 32.5억원(1%)을 기부금으로 내놨다.
이에 앞서 한국야쿠르트(대표 양기락)도 전 임직원이 입사와 동시에 매월 급여의 1%를 봉사활동 기금으로 공제하는 '사랑의 손길 펴기회'에 가입하는 사회적 활동으로 유명하다.
'사랑의 손길 펴기회'는 1975년 설립돼 28개 위원회가 월1회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해마다 집중적인 나눔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순이익 540억원 중 21.5억원(4%)을 기부했다.
대한생명(대표 신은철)은 전 임직원 2만5천여명이 연간 근무시간의 1%(약 20시간) 이상을 자원봉사 활동에 할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매달 급여의 일정금액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적립하고, 매칭그랜트를 통해 회사도 동일한 금액을 출연하는 '사랑모아 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가의 1조원 규모 사재출연 기부에 이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400억원 규모 핸드볼 전용 경기장 기부 등 대기업들의 나눔 운동이 과거보다 활발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지난 6일 포스코 패밀리 임직원들과 급여 1% 나눔운동 서약을 한 모습(사진 위),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김태경 현대오일뱅크 노동조합위원장과 직원들의 급여 1% 나눔약정식을 가진 모습(사진 아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