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정유업계 꼴찌인 S-Oil(이하 에쓰오일)이 약진했다. 반면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주유소 수와 점유율이 모두 하락해 정유4사의 간격이 점차 좁혀지고 있는 추세다.
정유사 폴을 단 주유소들의 수와 석유수급통계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점유율을 살펴봤을 때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GS칼텍스→SK 이노베이션 순으로 성장세가 높았다. 업계 순위와 완전 뒤바뀐 셈이다.
특히 SK의 3분기 내수시장 점유율이 하락한 만큼 에쓰오일의 점유율이 상승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 1월 말 주유소 수가 4천554개소(35%)에서 지난 9월 말 현재 4천452개소(34.5%)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동안 GS칼텍스도 3천446개소(26.5%)에서 3천381개소(26.2%)로 소폭 감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천430개소(18.7%)에서 2천408개소(18.6%)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에쓰오일은 올 1월 말 1천912개소(14.7%)에서 9월 말 1천934개소(15%)로 껑충 뛰었다. 또 이 기간 동안 농협이나 무폴 주유소가 646개소(5%)에서 731개소(5.6%)로 증가했다.
지난 3분기 중에도 에쓰오일은 1천915개소(14.8%)에서 1천934개소(15%)로 점유율이 0.16%p 확대됐다. 그 뒤를 이어 현대오일뱅크(0.024%p), GS칼텍스(-0.063%p), SK이노베이션(-0.025%p), 기타(-0.096%p) 순으로 늘어났다.
한국석유공사의 석유수급통계 자료를 보면 업체별 분기 시장점유율 격차가 더 두드러진다.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 말 35.18%던 시장 점유율이 6개월 사이에 1.87%p 감소한 33.31%로 주저앉았다. 이와 달리 에쓰오일은 12.95%에서 14.01%로 1.06%p가 늘어났다. 이어 GS칼텍스(0.54%p), 가스사 및 수입사(0.26%p), 현대오일뱅크(0.02%p) 순으로 점유율이 확대됐다.
정유업계는 지난해 초 36%가 넘던 SK에너지(SK이노베이션 합병전)의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이 틈새를 파고 드는 것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내수시장으로만 따졌을 때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불과 0.06%p에 불과하다. 현대오일뱅크가 최근 유사석유 등을 판매한 주유소는 아예 회사폴을 떼어내고 계약을 해지하겠다며 거래선 관리에 들어간 상황이라 에쓰오일이 지금처럼 바짝 추격할 경우 3~4위 업체간 판도변화도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이 지난 15일 알뜰주유소에 공급할 석유제품 공동구매 입찰에 참여한 것도, 외면상으로는 정부에 등 떠밀린 분위기를 풍기지만 업계 내부적으로는 어느 업체가 낙찰자로 선정될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정부가 선언한 것처럼 오는 2015년까지 전체 주유소(1만3천여개)의 10%까지 알뜰주유소를 확대될 경우 여기에 공급되는 물량이 전체 석유제품 시장의 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15일 알뜰주유소 공급석유에 대한 입찰은 정부의 눈높이보다 업체들이 낮은 가격을 써내 최종 유찰됐다.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는 이달 중으로 재입찰을 진행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이 재입찰 참여여부를 놓고 또 다시 고심에 빠진 가운데, 현대오일뱅크는 물량부족을 이유로 지난 9일 알뜰주유소 공급석유 입찰에 불참을 선언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