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금융지주사간 경쟁으로 치러지는 토마토저축은행과 제일저축은행 본입찰에서 과연 얼마의 인수가가 책정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계는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 업계 1, 2위이자 수도권에 영업구역을 두고 있는 토마토저축은행(경기․인천)과 제일저축은행(서울)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그다지 큰 금액을 써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자산실사를 통해 드러난 이들 저축은행의 실제 부실규모도 입찰가 결정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저축은행을 인수했다가 부실문제로 그룹 전체의 리스크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토마토․제일저축은행 인수가 낮게 써낼 듯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사장 이승우)는 이날 오후 토마토저축은행, 제일저축은행, 프라임ㆍ파랑새저축은행 패키지, 에이스저축은행에 대한 본입찰을 마감한다.
현재 토마토저축은행은 신한금융지주(회장 한동우)와 우리금융지주(회장 이팔성)가, 제일저축은행은 KB금융지주(회장 어윤대)와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가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지주사는 최근 3주에 걸쳐 각 저축은행에 대한 실사작업을 마쳤다.
일각에서는 토마토저축은행은 신한금융이, 제일저축은행은 KB금융이 인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이미 올해 3월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해 '우리금융저축은행'이란 이름으로 서울 강남점과 신촌점 등 2곳에서 영업 중이고 하나금융의 경우 외환은행 인수 문제로 다른 매각 건에 신경 쓸 여력이 없어 '유효경쟁' 구색을 맞추기 위해 인수전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들 저축은행에 대한 인수가격 역시 낮은 금액을 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딱히 저축은행을 인수해 얻는 시너지 효과도 적을뿐더러 자산실사에서 부실규모가 예상보다 클 경우 입찰을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지난 6월 진행됐던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 패키지 입찰 과정에서 다수의 금융지주사가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자산실사 결과 부실자산이 2조 4천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나 한국금융지주가 본입찰에 불참하는 등 결국 가장 높은 인수가를 써낸 대신증권에게 돌아갔다.
물론, 부실채권을 제외한 우량한 자산과 부채만을 인수하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이지만 불량 매물을 거액을 주고 살만큼 금융지주사들의 인수의지가 그리 큰 것은 아니다.
프라임ㆍ파랑새저축은행, BS금융 VS 아주캐피탈간 접전 예고
이런 가운데 프라임ㆍ파랑새저축은행 패키지 본입찰에는 아주캐피탈과 하나금융지주, BS금융지주(회장 이장호)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는 아주캐피탈과 BS금융지주간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아주캐피탈 측은 당초 에이스ㆍ대영저축은행 패키지에도 관심을 보였으나 대영저축은행이 현대증권에 인수합병 되자 이를 포기하고 프라임ㆍ파랑새저축은행 인수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에이스저축은행 매각은 인수참여자가 없어 사실상 유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BS금융지주는 부산․울산․경남을 영업구역으로 두고 있는 파랑새저축은행을 인수해 서민금융 기반을 확충하고 서울이 본점인 프라임저축은행을 통해 수도권으로 영업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BS금융지주 관계자는 "서민금융 확충 등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프라임ㆍ파랑새저축은행 인수전에 나섰다"며 "입찰에 한번 참여해보자는 차원이 아니라 실제로 인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각 6개 저축은행에 대한 매각 이슈는 금융시장에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은행주들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등 유로존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현재 KB금융 주가는 전일대비 1050원(2.69) 내린 3만8000원, 신한금융은 전일대비 850원(2.09%) 내린 3만9800원, 우리금융은 전일대비 310원(3.1%) 내린 9690원을 기록했다.
이날 하나금융의 경우 전일대비 1350원(3.74%) 내린 3만4750원을 보이며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BS금융지주 주가도 전일대비 250원(2.17%) 떨어진 1만1250원을 나타냈다.
구경회 현대증권 금융팀장은 "주식시장에서는 요즘 금융권 자체가 큰 이슈가 아니고 더구나 저축은행의 경우 기관 투자가들이 거래를 거의 안하기 때문에 관심이 없다"며 "오히려 은행 보다는 증권사 등의 제2금융권에서 이번 저축은행 M&A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구 팀장은 "은행은 자산이 200조~300조 수준인데 몇천억원짜리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관리하기도 힘들고 혹시라도 나중에 저축은행이 사고를 치면 평판리스크가 나빠질 수 있어 적극적으로 매수할 생각은 없는 듯하다"며 "때문에 제2금융권에서는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반면 금융지주사 쪽에서는 그다지 비싼 가격을 써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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