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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3세 경영 교통정리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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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3세 경영 교통정리 나섰나?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1.11.21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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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오너 3세들이 그룹 핵심기업의 지분을 집중적으로 매집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계 구도를 염두해 두고 주가가 반토막난 시점에서 대량 매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 현아씨, 장남 원태씨, 차녀 현민(에밀리리)씨 삼남매는 이달 초 그룹의 대표기업인 대한항공과 한진의 지분을 잇따라 매입했다. 최근 이들 기업의 주가가 최고가 대비 반토막 난 상황이라 저렴하게 지분율 확보에 나선 것.


특히 이들 오너 3세들이 각각 33.3%씩 균등하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자회사 싸이버스카이도 이달 들어 한진과 대한항공 지분을 장내 매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동생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치룬 뼈 아픈 지분경쟁을 토대로 벌써부터 3세 경영시대를 위한 교통정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오너 3세 삼남매는 지난 10일 처음으로 한진 주식을 매입했다. 이들은 각각 2천주씩 10일, 15일 2일에 걸쳐 매입해 일제히 4천주씩을 보유하게 됐다.




이들은 또 지난 14일 대한항공 주식 5천주씩도 일제히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현아씨, 원태씨, 현민씨의 대한항공 보유 지분은 각각 6만8천364주, 6만9천225주, 6만6천934주로 늘어났다.


아울러 싸이버스카이도 처음으로 지난 1일부터 대한항공(0.05%)과 한진(0.18%) 지분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취득금액은  각각 2만2천원(한진), 4만8천원(대한항공)대. 한때  4만~9만원 안팎이었던 최고가 대비 절반 수준이다.


삼남매의 한진과 대한항공 지분율은 각각 0.03%, 0.09%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순환출자구조인 그룹의 지배구조에서 핵심기업들의 지분확보라 주목된다.


한진그룹은 한진을 비롯해 대한항공, 한진해운 등 40개 계열사를 둔 재계 순위 12위 기업이다. 최은영 회장의 한진해운홀딩스 계열을 제외하면 한진그룹은 정석기업→한진→대한항공→정석기업으로 순환출자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정석기업은 한진 지분 17.98%를 갖고 있고 한진은 다시 대한항공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3세들은 이미 지난 2009년 10월 정석기업 지분을 각각 2만3960주씩 약 26억원(주당 10만7천958원)에 취득했다. 당시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는 35세,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 33세,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보는 26세에 불과했다.


정석기업은 1974년 설립돼 부동산업과 음식서비스업을 하고 있다.  한진그룹의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호인 '정석'에서 유래하며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실제로 한진그룹 오너 3세들은 올해 들어 경영 보폭을 크게  넓히고 있다.


조원태 전무는 올해 초 대한항공 여객영업본부장에서 핵심부서인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한항공 내 여객사업본부는 조 회장이 경영수업을 받을 당시 거쳤던 곳으로 대한항공 고위 경영진들이 거치는 '필수코스'다.


USC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은 조 전무는 2003년 한진그룹의 정보통신(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에 입사했다. 대한항공 경영기획팀장, 자재부 총괄팀장을 거쳐 여객사업본부장을 맡아 왔다. 그는 대한항공 외에 2007년부터 IT자회사인 유니컨버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한진과 한진드림익스프레스의 등기이사로 올라 있다.


2살 위인 조현아 전무는 지난 2009년 말 동생 원태씨와 나란히 전무로 승진, 올 연말 정기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현아 전무는 지난 1999년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본부에 입사해 현재 대한항공 기내식기판 사업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또 그룹 내 칼호텔네트워크를 이끌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등과 함께 국내 호텔 업계에서 여성 CEO로 두곽을 보이고 있다.


특히 조현아 전무는 인천공항 근처에 특1급 호텔과 서울 경복궁 인근 송현동 부지에 한옥형 호텔 건립을 주도하고 있다. 게다가 오는 2014년 인천아시안경기대회 요트경기장으로 활용될 왕산마리나 조성사업도 총괄하고 있다.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조 전무는 칼리무진과 대한항공이 소유한 국내 호텔 운영을 대행하는 자회사 항공종합서비스와 한진관광에 등기이사로 등록돼 있다.


막내인 조현민 상무는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개성 넘치는 감성 마케팅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1983년생인 조현민 상무는 2005년 LG애드(현재 HS애드)에서 광고업무를 하다가 2007년 3월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과장으로 입사했다. 지난 2010년 부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상무보로 승진했고, 현재 통합커뮤니케이션실 IMC팀장으로 대한항공 광고와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조 상무보는 지난 4월 한진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인 한진에너지에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지난해 말 부장에서 상무보로 승진한데 이어 등기이사인 곳이 3개사로 늘었다. 한진에너지는 대한항공(82.5%)이 최대주주로있으며 에쓰오일의 2대주주(28.4%)로 그룹내 유류공급을 책임지고 있다.


한진그룹의 후계구도는 조양호 회장이 삼남매 중 누구에게 지분을 몰아줄지에 달려 있으나 아직까지 의중을 표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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