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통계청의 3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소득 1분위(하위 20%)의 전체 소비지출은 122만3천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5.7% 증가한 반면 식료품ㆍ비주류 음료을 사는 데 쓴 비용은 27만9천원으로 7.2% 늘었다.
이에 따라 1분위의 엥겔계수는 22.8%로 작년의 22.5%보다 더 악화됐다. 2004년 24.4% 다음으로 가장 높아 7년 만에 최고 수준.
최근 외식 증가 추세를 고려해 소비지출 항목 가운데 일반 식당, 배달 음식, 패스트푸드 등에 쓴 비용인 '식사비'까지 포함하면 1분위의 실질적 엥겔 계수는 33.0%까지 올라간다. 이는 저소득층의 경우 소비의 3분의 1을 식생활에 썼다는 뜻이 된다.
이처럼 필수적인 의식주 비용 부담이 커질수록 지갑은 얇아지고 다른 물건이나 서비스 이용에 쓰는 돈은 줄어든다. 대표적인 게 문화생활 비용이다.
1분위의 공연 관람 등 오락ㆍ문화 비용은 3분기에 4만9천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8% 줄었다. 5분위는 최근 경기가 둔화 흐름에서도 해당 지출을 작년 3분기 23만6천원에서 올 3분기 24만4천원으로 3.5% 늘린 것과 대조를 보였다.
특히 여행비는 5분위가 6만3천원인데 반해 1분위는 5천원으로 10분의 1도 안됐다. 교육비는 1분위의 지출이 3분기 10만1천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9.4% 증가하긴 했지만 5분위는 이보다 6배 가까이 많은 60만1천원으로 격차는 여전했다.
이런 상황은 4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공공요금은 철도, 도로통행료를 올리는데 이어 원가부담이 커진 전기요금도 겨울철 피크를 앞두고 다시 올릴 기세인데다 도시가스 요금이 지난달 오른 데 이어 전기요금까지 더 오르면 월동용 난방비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논란 끝에는 연내 인상은 물 건너갔지만 서울의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요금도 내년 초에는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우유 가격이 오르고 맥주 값도 들썩이고 있어 당분간 가계의 물가 부담은 줄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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