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은 조만간 론스타 측과 외환은행 주식가격 재협상을 벌여 인수 작업을 빨리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승인과 윤용로 외환은행장 체제 준비를 위한 후속작업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도 외환은행 매각작업이 연내에 매듭지어지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에서 총파업 등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적지 않은 후폭풍이 일 전망이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석동)는 지난 18일 임시회의를 열고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51.02%) 중 초과 보유한 41.02%(약 2억 6500만주)에 대해 '6개월 이내 강제매각 명령'을 내렸다.
이날 금융위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및 주식처분 명령제도의 목적을 '부적격자 배제'로 규정하고 비금융주력자에 대한 판단이 대주주 적격성 미충족에 따른 처분명령에 선행할 필요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금융노조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한 '징벌적 매각명령'과 관련해 "2003년 외환은행 인수 당시 론스타를 비금융주력자로 볼 근거가 없고 설사 비금융주력자라 하더라도 현 은행법상 인수 승인의 무효 내지 취소가 가능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향후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로 판명되면 추가로 6% 지분에 대한 매각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현 은행법상 매각방식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어 '징벌적 매각' 명령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금융계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단, 1년 가까이 외환은행 매각작업을 추진 중인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금융위가 이제라도 론스타에 강제 매각명령을 내림만큼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주가 하락폭과 '국부유출' 등 국민적 정서를 감안해 최종 인수가를 결정, 조만간 론스타 측과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1월 론스타와 외환은행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나 금융위의 매각승인이 지연되면서 지난 7월 연장협상을 벌여 당시 외환은행 주가(1만2천25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4조4059억원(주당 1만3390원)에 인수키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외환은행 주가는 21일 종가기준 7850원으로 지난 7월에 비해 40% 이상 하락한 상태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매각 문제와 금융당국의 인수승인도 조속히 매듭지어 내년 초부터 윤용로 외환은행장 체제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야심도 감추지 않고 있다.
6개월 안에 외환은행을 매각해야 하는 론스타 측은 시기상 하나금융 외에 다른 인수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하나금융과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론스타는 펀드투자자들의 반발을 고려해 매각가격은 조금만 깎아주는 대신 그간 한국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의 상당규모를 사회에 환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금융노조 등은 "론스타에 대한 산업자본 해당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내린 금융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위법적 처분명령으로 원천무효"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의 인수를 반대하고 있는 외환은행 노조 측은 "징벌적 성격이 가미되지 않은 매각명령은 불법적인 특혜"라며 총파업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외환은행 매각이 초읽기에 접어들면서 시장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1일 현재 하나금융 주가는 전 영업일(18일) 대비 1600원(4.49%) 오른 3만7200원을 보였다.
심규선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외환은행 매각이 시장의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는데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가격 재협상에 들어가더라도 그렇게 많이 깎을 수 있을 것 같진 않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하나금융이 가격협상이 안 되서 매각이 결렬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구경회 현대증권 금융팀장은 "이쯤 되면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계약할 가능성이 80~90%가 되지 않겠나 생각된다"며 "하나금융은 가격을 많이 깎으면 좋겠지만 론스타와 협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도 외환은행 매각작업이 연내에 매듭지어지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승유하나금융 회장이 외환은행 인수를 연내에 완료하겠다는 방침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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