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연말 사장단 정기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주요 계열사 CEO들의 올해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사장단 인사는 다음달 1일 예년과 마찬가지로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 이후인 5일께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2008년부터 최근 3년간 대대적인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하며 CEO 교체가 잦았다. 특히 올해는 지난 4월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정기 출근을 한 이후 3차례에 걸쳐 이례적으로 연중 인사를 실시키도 했다.
하지만 이전의 삼성그룹은 한 번 믿으면 끝까지 가는 이건희 회장의 스타일대로 CEO교체가 많지 않았다. 대체로 장수한 편이다.
그러나 올 들어 글로벌 위기로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실적의 부침이 커진데다 CEO 및 직원들의 윤리경영이 강조되면서 예상 외 인사도 예상되고 있다. 특히 실적과 업적은 CEO평가의 기본.
현재 삼성 CEO의 면면만 살펴봐도 확실한 실적을 바탕으로 승진해왔다. 김순택 미래전략실장은 배터리 등 에너지 신사업을 발굴했다.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은 중국 삼성을 2배 키운 공으로 지난 6월 취임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대응 능력을 인정받았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6년 연속 TV시장 세계 1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 사장과 윤 사장 모두 2009년 세대교체시기에 승진했다.
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계열사 사장들이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 관리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3분기까지의 실적 기준으로 봤을 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CEO는 삼성엔지니어링 박기석 사장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신종균 사장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 86.8% 급증한 6조1천673억원과 5천387억원을 기록했다.
신종균 사장의 통신사업은 삼성전자 사업부 내에서 유일하게 매출 성장세를 보였으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94.5% 크게 늘어난 5조6천200억원을 올렸다.
권오현 DS(디바이스 솔루션)사업총괄 사장이 맡고 있는 반도체, DP 등의 사업부는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뒷걸음질 치거나 적자전환 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LCD 사업부장인 장원기 사장은 경질되기도 했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윤부근 사장과 생활가전사업부 홍창환 부사장의 디지털 미디어&어플라이언스(DM&A) 부분은 매출이 0.2% 소폭 하락했으나 영업이익은 32.8% 늘었다.
이 외에 삼성물산(사장 정연주), 삼성정밀화학(사장 성인희), 호텔신라(사장 이부진), 제일기획(사장 김낙회) 등의 계열사들이 전년 대비 15% 이상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다만 영업이익은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삼성테크윈(사장 김철교)은 매출이 2.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0.4% 늘었다. 삼성전기 박종우 사장은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성장하는 굴욕을 당했다. 영업이익 하락률 또한 -64%로 가장 컸다.
실적과 함께 또 다른 인사 평가 기준인 주가(22일 종가 기준)에서는 호텔신라와 제일기획,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두각을 보였다. 올 초 대비 각각 25.5%, 20.1%, 10.6% 상승했다.
지난 4일 100만원선을 재 돌파하며 황제주로 복귀 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 올 초 대비 0.6% 소폭 상승한 96만3천원에 머물고 있다.
반면 삼성SDI를 비롯해 삼성전기, 삼성정밀화학 등은 30% 이상 주가가 떨어졌다. 삼성테크윈의 경우 하락폭이 48%로 가장 컸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