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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결국 하나금융 품에..통합까진 진통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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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결국 하나금융 품에..통합까진 진통 예상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1.12.05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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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가 사실상 외환은행을 품에 안으면서 300조원대의 금융지주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아직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승인 절차가 남아 있지만 금융당국이 이 사안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대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검증 여부와 별개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늦어도 내년 2월 안에는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로써 하나금융은 지난해 11월 론스타와 외환은행 주식매매계약(SPA)을 채결한 지 1년 만에 꿈에 그리던 외환은행을 손에 넣게 됐지만 통합을 완결짓기까지는 해결해야할 난제가 많아 이를 어떻게 극복해 갈지 주목된다.


김승유, 외환은행 인수 성공으로 입지 견고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은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주식 3억2904만주를 주당 1만1900원씩 총 3조9156억원에 최종 인수키로 하고 지난 2일 이사회의 의결을 거친 후 같은날 바로 출국해 론스타 측과 최종 인수매매계약서에 서명했다.

김 회장은 4일 귀국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사모펀드가 샀던 제일, 한미은행, 외환은행까지 세 건 가운데 상대적으로 값을 싸게 샀다"며 "금융당국의 외환은행 연내 승인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이 금융위로부터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승인을 받으면 총자산 331조3000억원규모의 거대 금융지주사로 우뚝 서게 된다.

또한 이 경우 우리금융지주(372조4000억원)와 KB금융지주(363조6000억원), 신한금융지주(337조3000억원)와 더불어 4대 금융지주사로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하나금융이 사실상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면서 이를 주도했던 김승유 회장의 입지도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67세인 김 회장은 올해 초 확정한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라 1년 단위로 이사회 등의 검증을 거쳐 만 70세까지 최장 3년을 더 연임(2013년 3월)할 수 있다.

지난 1997년 하나은행장을 맡은 후 무려 15년간 최고경영자 자리를 지켜 온 김 회장은 지난해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20년)이 '경영진 내분사태'의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직한 후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최장수 CEO로 남아 있다.

그는 '승부사'란 별명답게 충청은행(1998년), 보람은행(1999년), 서울은행(2002년) 인수․합병(M&A)를 주도해 지금의 하나금융지주가 탄생하는데 기여했고 이번에 또 다시 외환은행까지 거머쥐면서 향후 임기 보장과 그룹내 입지를 확실히 구축하게 됐다.

외환은행 통합작업 난항, '국부유출' 논란 해소 관건

하지만 김 회장에게 외환은행 인수는 리더십을 시험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에도 한동안 지주사 밑에 2개 은행을 유지하는 투뱅크 체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이를 위해 그간 '시너지창출위원회'를 운영,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세부적인 통합작업을 벌여왔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이미 외환은행 인수에 앞서 윤용로 차기 행장을 비롯 '새판짜기 사전인사'를 해놨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외환은행 직원들은 하나금융의 인수자체를 반대하며 총파업 조짐을 보이고 있어 갈등을 해소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전망이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 매각은 여느 M&A 상황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대개 구조조정이나 처우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보이는데 외환은행의 경우 하나금융의 인수자체를 반대하는 '자존심 대결' 구도를 보이고 있어 통합이 실제로 성공하기까지는 커다란 산을 넘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하나금융이 론스타와의 가격 재협상에서 4903억원 가량을 깎는데 그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만약 론스타가 산업자본으로 드러날 경우 금융위가 론스타의 먹튀를 방조했다는 책임론이 거세질 수 있어 금융위가 선뜻 인수 승인을 내 줄 지 여부도 주목된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의 내부 반발 등 외환은행 통합을 둘러싼 여러 갈등국면을 어떤 해법으로 풀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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