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의 자회사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정부의 감시 눈길이 매서워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백화점 그룹이 오너일가들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그린푸드에 일감 몰아주기를 가속화하고 있어 세간의 눈총을 사고 있다.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등 총 24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그린푸드를 종합식품 전문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왔다. 그중 가장 강력한 지원책인 일감 몰아주기가 노골적으로 확대돼 현대그린푸드는 계열사 내부거래로만 매년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3분기 기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와의 거래로 무려 1천8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올해 누적 매출의 20%가 넘는 규모다.
올해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총 19개와 거래했다. 3분기 말 기준 현대백화점 620억원, 한무쇼핑 204억원, 현대홈쇼핑 127억원, 현대쇼핑 67억원, 현대H&S 16억원 등 계열사 간 내부거래로 매출을 쑥쑥 올렸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에 이미 내부거래로만 1천4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0년 총 매출(3천949억원)의 36% 규모에 해당한다.
지난해 7월 합병된 현대푸드시스템과는 거래로는 무려 89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 뒤로는 현대백화점 238억원, 현대홈쇼핑124억원 등 대규모 내부거래가 이뤄졌다.
앞서 2009년에는 현대그린푸드 총매출 2천945억원 중 70%가 넘는 규모를 현대백화점 그룹 계열사 등이 총동원돼 몰아줬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2002년 11월 백화점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여 주식회사 현대백화점을 신설하면서 매출이 크게 줄어 내부거래율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린푸드에서 현대백화점이 분할되면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이 빠졌기 때문에 고스란히 계열사간 내부거래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간 것이 아니라 쉬운 방법으로 매출올리기에만 급급해 내부거래율만 높여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대그린푸드가 현대백화점을 인적분할하기 전 계열사 내부거래는 2000년 19%, 2001년 15% 로 평균 10%대에 불과했다.
국내 대기업들과 계열사간 대규모 내부거래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막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정부에서도 대대적인 거래실태 조사에 나서기 시작한 상태로 업계가 잔뜩 긴장한 모양세다.
현재 현대그린푸드는 총 발행주식 중(9천770만주)16.57%(1천492만주)를 보유한 정교선 현대백화점 그룹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다. 현대그린푸드의 대표이사인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은 13.74% (1천238만주)의 지분을 보유하며 2대 주주이다. 정몽근 현대백화점명예회장도 1.95%(175만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그룹 정지선 회장(좌), 정교선 부회장(우)
이외에도 계열사인 현대쇼핑이 8.41% (757만주), 현대백화점그룹 경청호 부회장 0.08%(7만주), 현대홈쇼핑 민형동 대표 0.05% (4만주), 현대백화점 하병호 대표 0.02% (2만주) 등 계열사 임원들이 현대그린푸드의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신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