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취임한 한동우 회장은 지난해 떠들썩했던 '신한금융 경영진간 내홍사태'를 수습하고 같은 신한생명 사장 출신인 서진원 행장와 함께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특히 CEO승계프로그램 등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 진정한 신한웨이(WAY)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또 내년 경영전략은 유럽 재정문제 등 대외적 불확실성을 고려해 올해와 마찬가지로 '보수적 경영'에 초점을 두되 '따뜻한 금융'을 실천해 고객과의 유대감 형성과 그룹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방침이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내실을 기하는 동시에 금융권의 과도한 수수료 편취 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보수적 경영 유지, 매트릭스 조직 시너지 기대
신한금융은 내년 경영전략을 큰 틀에서 '보수적 성장'으로 정하고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과 중소기업․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금융'을 실천할 계획이다.
아울러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스마트 금융 강화와 글로벌 전략 추진, 새롭게 도입되는 매트릭스 조직의 조기 정착을 핵심과제로 설정했다.
신한금융은 특히, 내년 1월부터 기업금융 및 IB 관련 사업부문(CIB)과 자산관리 관련 PB/WM 사업부문단위 경영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메트릭스 조직을 1년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매트릭스 조직은 계열사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은행·증권 등 자회사들의 유사업무를 사업부문(BU)으로 묶어 각 부문장이 이를 총괄토록 하는 시스템이다.
신한금융은 매트릭스 도입에 앞서 지난 13일 종합자산관리센터인 '신한 PWM 서울센터' 1호점을 열었다. PWM센터를 시범운영한 후 유치고객의 자산 규모와 직원 평가 방식 등을 최종 결정한다.
신한금융은 매트릭스 조직 도입으로 계열사간 시너지 연계와 고객에 대한 전문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해 질 것으로 보고 1년간 시범기간을 거쳐 신한 고유의 매트릭스 체계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들의 매트릭스 도입을 놓고 권한(지주사)과 책임(자회사)의 불일치와 업무 혼선 등 내부통제시스템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보완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내년 경영상황이 크게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보수적 경영에 매진하겠다"며 "보험 등의 M&A 참여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매트릭스 조직 도입에 대해 "WM과 CIB 부문에 대한 새로운 체제의 조기 정착 및 효과 가시화에 중점을 둘 생각"이라며 "메트릭스제도와 관련해 하나금융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매트릭스 단점 때문이라고 연관 짓기는 어렵고 오히려 시스템적으로 내부통제를 더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동우, 서진원 행장과 투톱체제 본격 시동
한 회장은 투명한 승계 프로세스 구축을 위한 CEO 승계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최고경영자(CEO)의 신규 선임 연령을 만67세로 제한하고 연임 시에는 재임기한을 만70세로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그룹 CEO 승계시스템에 대한 세부안을 마련 중이다. 조만간 이사회를 거쳐 최종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내년 2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서진원 행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연임을 지지하면서 '투톱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에 따라 서 행장의 연임은 사실상 확정됐다.
한 회장은 내년 임원인사 시즌을 앞두고 조직개편을 준비 중이다. 내년 2월에는 신한금융투자, 3월에는 신한캐피탈ㆍ제주은행ㆍ신한데이터ㆍ신한신용정보 사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아울러 서 행장은 내년 2월 이동대ㆍ오세일ㆍ조용병ㆍ문종복 부행장과 주인종ㆍ설영오 부행장보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올 연말을 기점으로 신한은행 조직개편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금융계는 한 회장이 전 경영진에 의해 야기된 내부갈등을 봉합하고 안정된 친정체제를 구축한 만큼 2012년이 한 회장의 리더십과 경영능력이 발현되는 본격적인 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은 9월말 현재 자산규모가 337조3000억원으로 우리금융지주(372조4000억원)와 KB금융지주(363조6000억원)에 이어 3위지만 안정적인 실적과 브랜드 가치에 힘입어 시가총액 등에서 금융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이 2조593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5% 증가했다.
특히, 3분기에 7042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업계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신한은행 4580억원, 신한카드 1985억원, 신한생명 678억원, 신한금융투자 221억원, 신한캐피탈 183억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56억원 등 은행과 비은행 부문간의 고른 성적을 나타냈다.
신한금융 시가총액은 14일 현재 18조6598억원으로 8위를 차지, 삼성생명(16조9600억원)과 KB금융지주(13조9473억원) 등에 앞서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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