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기름값 인하대책에 우는 소리를 하는 정유사들이 올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이하 에쓰오일) 등 정유업체 4곳은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최고 57%까지, 영업이익은 400%이상 껑충 뛰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최고 213%나 급증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유4사는 올해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들뜬 분위기다. 정부가 추진중인 알뜰주유소에는 수익성을 들어 손사래를 치면서도 등기임원 보수는 묵직하게 챙기고 있다. 알뜰주유소가 수포로 돌아갈까 우려하는 정부와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물량부족을 이유로 알뜰주유소 기름공급 입찰에 불참을 선언했던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이 4배나 늘어났다. 등기임원 보수도 두둑히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오일뱅크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773억원에서 올해 3천900억원으로 404.8% 증가했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동안 3천900억원에서 2천160억원으로 44.5% 감소했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등기임원의 평균 보수액도 7천800만원에서 1억1천400만원으로 46.2% 불어났다.
지난해 현대오일뱅크의 등기임원은 권오갑 사장과 당시 최대주주였던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IPIC) 직원(4명)을 포함해 이사회 임원 9명, 감사 2명 등 총 12명으로 조직이 비대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권오갑 사장과 김정석 감사이사, 김정래, 이정석 이사회 임원 등 4명으로 예전의 3분의 1로 단촐해졌다. 하지만 전체 지급액은 절반(9억3천500만원→4억5천600만원)정도만 감소하면서 1인당 지급액이 증가했다.
GS칼텍스도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7천200억원)보다 124.7% 늘어난 1조6천억원을 기록하는 등 짭짭할 수익을 올렸다. 이 기간 동안 순이익은 5천100억원에서 9천700억원으로 90%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GS칼텍스의 허동수 회장과 허진수, 나완배, 전상호 사장 등 상근 등기임원 4명의 평균 보수액은 5억2천200만원으로 1년 전(5억600만원)보다 1천600만원 늘어났다.
GS칼텍스는 메이저 석유회사인 미국의 세브론과 5대5로 합작설립된 회사다. 전체 등기임원 12명 중 세브론 측을 포함해 8명 비상근 이사들의 보수현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도 올해 눈부신 실적을 거둬 등기임원 보수가 얼마나 오를지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연결)이 지난해 1조5천억원에서 올해 2조5천억원으로 70.4% 증가했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동안 9천700억원에서 3조원으로 213%이상 늘어났다.
이 회사에 등기이사로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 김영태 SK 사장의 3분기 누적 평균 보수액이 5억1천만원에 달한다. 이들과 6명의 사외이사를 포함시킬 경우 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액도 2억원이 넘는다.
에쓰오일도 사상 최대실적을 올렸다.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조2천600억원, 8천5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7%, 111% 증가했다.
마흐메드 알 수베이 에쓰오일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억6천만원 상당이 지급됐다. 6명의 사외이사를 합칠 경우 등기임원 7명의 평균 보수액은 8천억원에 달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