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최태원 회장 소환 등 악재 겹친 SK그룹주 하룻새 1조8천억 증발
상태바
최태원 회장 소환 등 악재 겹친 SK그룹주 하룻새 1조8천억 증발
  • 유성용 기자 soom2yong@csnews.co.kr
  • 승인 2011.12.20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수 일가 공금횡령 의혹에도 끄떡없던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가 최태원 회장 검찰 소환을 비롯해 유럽발 신용 강등설, 김정일 위원장 사망 등 3가지 악재가 연속으로 덮치자  결국 속절없이 무너졌다.

지난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지주회사인 SK는 전일 대비 4.2% 하락한 12만6천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주 증권가로부터 호평을 받은 SK C&C의 중고차 매매업체 엔카네트웍스 인수 결정 이슈도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SK C&C는 6.2% 하락한 12만1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외에 SK이노베이션(-6.4%), SK케미칼(-5.5%), SK브로드밴드(-7.4%), SK텔레콤(-2.3%), SK네트웍스(-5.6%), SKC(-5.1%), SK증권(-5%) 등 주요 상장 계열사들이 일제히 큰 폭의 하향곡선을 그렸다.

3.4%의 코스피지수 하락폭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날 하루에만 SK그룹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은 1조8천478여억원이 증발했다. SK이노베이션의 증발액이 8천780여억원으로 가장 컸다. SK와 SK텔레콤은 2천500억~2천800억원 가량 떨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총수의 소환에 SK그룹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는 한숨이 깃들었다.

임직원들은 TV를 통해 최 회장의 출두 모습을 시청했고, 휴게실 등 건물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소환조사에 대한 걱정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사실 최 회장의 선물옵션 손실 이슈는 이미 새로운 뉴스가 아닌 상황"이라며 "유럽발 악재와 김정일 사망 소식이 한 번에 겹치며 그룹주가 일제히 무너져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간 SK그룹주 주가는 횡령설 속에서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9일 주요 계열사에 압수수색 칼바람이 예고됐지만 주가는 끄떡없었다.

최 회장이 등기이사로 있는 SK와 하이닉스 입찰을 압두고 있던 SK텔레콤은 코스피지수 하락폭(-0.8%) 보다도 낮은 수준인 0.6% 하락에 그쳤다.

SK네트웍스(-1.83%)를 비롯해 SK브로드밴드(-1.99%), SK케미칼(-2.22%) 등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압수수색으로 급락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국제유가가 3개월간에 최고치로 올랐다는 소식에 2% 상승하기도 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소환통보를 받은 11월29일부터 검찰에 출두한 12월1일에는 오히려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가 상향 곡선을 그렸을 정도다.

SK는 13만7천원에서 14만7천원으로, SK이노베이션은 16만6천500원에서 17만5천500원으로 각각 7.2%와 5.4% 올랐다. SK텔레콤도 1.3% 상승했다.

재계 관계자는 "하이닉스 인수 등 내년 경영계획에 분주할 연말에 그룹 총수의 검찰소환은 향후 있을 정기인사와 투자계획 등 주요 경영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19일 최 회장은 오전 9시25분께 서초동 서울검찰청사에서 "개인적인 사안 때문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저를 둘러싼 의혹과 오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데 가능하면 성실히 설명하겠다"고 답했다.

8년 만의 검찰 소환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최 회장은 SK텔레콤 등 계열사가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회사돈 가운데 약 500억원 상당을 빼돌려 선물투자에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유로존 6개 국가에 대해 등급 강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오후 2시께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며 주가 폭락을 이끌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