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구입한 고가의 구스다운 점퍼의 거위털 원산지가 '중국'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소비자가 황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이 매장, 고객센터, 인터넷몰 등 충전재의 원산지에 대한 설명조차 제각각이라 소비자의 불신은 더욱 높아진 상태.
22일 광주 북구 용봉동에 사는 박 모(남.39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3일 네파 매장에서 구스다운점퍼를 79만원에 구입했다. 결코 만만치 않은 금액이었지만 내피가 거위털이라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구입을 결심한 박 씨.
높은 가격대라 당연히 충전재도 최고급으로 사용됐을 거라 믿고 구입햇지만 사정은 달랐다.
며칠 후 지인과의 모임 자리에서 박 씨의 점퍼를 살펴보던 친구는 "이 점퍼가 중국에서 제조된 줄 알고 있었냐"고 물었다.
그제야 의류 내부에 붙은 택을 확인한 박 씨는 고객상담센터 측에 상품정보를 문의했고 “거위털의 원산지가 중국”이라는 답변을 듣게 됐다.
화가 난 박 씨가 다시 구입한 매장 직원에게 따져 묻자 “거위털 등의 자재는 국산이고 봉제만 중국에서 한 것”이라는 또다른 설명을 듣게 됐다.
자신이 구입한 구스다운점퍼의 거위 털 원산지를 제대로 확인해보고 싶었던 박 씨는 인터넷몰 등을 통해 검색하던 중 백화점에서 판매 중인 동일 상품을 발견했다. 해당 판매 페이지에는 점퍼의 거위털 원산지가 '헝가리'로 떡하니 표시되어 있었다.
박 씨는 “고가의 돈을 주고 산 점퍼라 당연히 헝가리 등의 고급 거위털로 만들어졌으리라 생각했는데 중국산이라니 황당하다"며 "게다가 매장 직원, 고객상담센터, 인터넷 검색 정보가 다 다르게 나오니 대체 뭘 믿어야 하는 거냐”며 어이없어 했다.
이어 "만약 중국 거위털로 만든 제품이란 걸 알았다면 애초에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네파 관계자는 “고객이 구입한 점퍼는 익스트림 다운으로 킬리만자로 원정대를 위한 스페셜에디션이다. 혹한 지역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충전양을 극대화해서 만든 제품으로 보통 구스다운 보다 6~7배의 충전재가 더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충전재가 중국산이란 사실이 기분이 나쁠 수 있겠지만 충분히 품질이 보장된 고급 소재”라고 설명했다.
네파의 충전재에 대한 혼란스러운 표기법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네파는 실제 원산지와 택이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다운점퍼를 판매된 사실이 보도돼 빈축을 사기도 했다. 중국산 거위털임에도 헝가리산으로 택을 붙여 판매한 것.
네파 측은 "택 정보에 오류가 발생해 올바른 정보로 수정해서 다시 배포했지만 대리점에서 교체하는 과정에서 미처 완벽하게 교체가 안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성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