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주강점인 투자은행(IB) 업무와 인수 합병(M&A) 수수료 및 프로젝트파이낸스(PF) 등의 비이자수익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과 비교해 자산규모는 물론 영업점 수도 현저히 부족해 대등한 경쟁이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에 산은지주는 올해 3월 강만수 회장(사진)이 취임한 후 우리금융지주(회장 이팔성)에 대한 M&A를 추진했다가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반대로 무산되자 또 다시 해외 또는 국내은행과의 M&A를 위해 인수대상을 물색 중이다.
현재 외국계 은행인 홍콩상하이은행(HSBC) 서울지점(11개) 인수를 추진하는 한편, 무점포 'KDB 다이렉트(direct)' 도입 등 수신기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사실 산은지주는 지속적인 체질개선으로 국책은행의 이미지 탈피를 시도하고 있지만 정부의 의지 부족 등으로 민영화가 3년째 표류 중이다. 더구나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 등 정치적 이슈까지 겹쳐 있어 산은지주 민영화는 차기 정부가 들어서는 2013년에나 논의될 전망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산은지주가 M&A를 통해 민영화의 기반을 확립하고 시중은행과 대등한 경쟁을 벌여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만수, 영업력 개선으로 글로벌 은행 도약
강만수 회장은 그룹 출범 3년째를 맞아 산은금융의 궁극적 목표를 '아시아의 챔피언 뱅크 및 글로벌 파이어니어(pioneers) 뱅크 도약'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지속적 체질개선을 통한 민영화 대비 ▲해외시장 적극 진출을 통한 글로벌 영업 강화 ▲혁신적인 금융문화 창조 ▲나눔의 문화실천 등 4가지를 핵심과제로 추진 중이다.
강 회장은 특히, PF와 IB 등 기업금융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 오는 2020년까지 세계 20위권의 글로벌 상업투자은행(CIB)으로 도약(경영비전 20-20-20)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글로벌 은행으로서의 경쟁력 우위 확보를 위해 영업프로세스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영업부문(기업금융/외국환/개인금융)의 기능을 프론트(Front)/백 오피스(Back Office)로 분리해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오퍼레이션(Operation) 집중센터 구축을 통해 내부통제강화 및 운영리스크를 감축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은행에 맞는 인력․성과관리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산업은행이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개인금융 업무의 본격 취급과 국내 점포망 확충 작업, 최근 도입한 다이렉트 뱅킹 등의 새로운 영업방식과 맞물려 수신기반을 더욱 강화해 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국내외 M&A 통해 수신기반 확대 모색
현재, 산은이 보유한 영업점은 60개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에 비해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산은의 자산규모도 131조원인데 반해 시중은행들은 250조원에 육박해 영업전선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해 있다.
때문에 산업은행은 국내외 은행 인수 등을 통한 자산 확대와 수신기반 확충만이 시중은행과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을 어필해 왔다.
실제로 수신기반 확대를 위해 카드사업 진출과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했지만 정부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고 올해 3월 강만수 회장이 취임한 후 우리금융 인수 등 이른바 '메가뱅크(초대형 은행)'를 통해 동시 민영화를 추진하려 했지만 이 역시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반대로 무산됐다.
강 회장은 "시장에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 M&A에 나서겠다"며 메가뱅크 재추진 의사를 굽히지 않는 한편, 신규 점포 개설과 다이렉트 뱅킹, 국내외 은행 M&A 등 다각도의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9월말 국내은행 최초로 무점포 'KDB 다이렉트'를 도입했다.
이는 무점포로 절감된 비용을 고객에게 고금리로 돌려주는 새로운 금융패러다임으로 출범 두달만에 7000건, 17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고객들의 적극적인 호응에 따라 직원 수도 기존 10명에 30명을 추가 채용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KDB다이렉트를 통해 향후 3년간 3조원의 자금을 유치하는 등 오는 2014년까지 개인고객 30만명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HSBC의 한국법인을 인수하기 위해 현재 실무자급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신규점포 설립 등 2013년까지 점포수를 200개로 늘려 소매금융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우즈베키스탄법인 인수에 성공함으로써 중앙아시아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물론 PE, PF 등 본점과 연계한 프로젝트 창출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강 회장은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1조원 이상의 실적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산은지주의 핵심자회사인 산업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동기(5952억원) 보다 4779억원 증가한 1조73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내년 유럽 재정위기 우려와 국내 정치적 이슈 등으로 인해 산은지주가 추진 중인 M&A 등의 사업들이 원만하게 성사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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