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20일 낮 12시10분쯤 전주시 완산구 노송동주민센터에 4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전화를 걸어와 "주민센터 인근 세탁소 앞 도로에 주차된 승용차 밑에 돈 상자가 있으니 가져가라"고 말했다.
해마다 자신을 감춘 채 성금을 기부하던 `노송동 산타`가 올해도 나타난 것.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산타의 선물은 올해로 벌써 12년째다.
이 `얼굴 없는 산타`는 동전이 가득 든 황금색 돼지저금통과 5만원권 현금뭉치가 든 종이 상자를 두고 사라졌다.
올해 노송동 산타가 두고 간 성금은 모두 5024만 2100원이다.
상자에는 '어려운 이웃 도와주십시오. 힘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힌 쪽지도 들어 있었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시작된 것은 2000년 4월. 당시 노송2동사무소를 찾은 ‘천사’는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사라졌다.
이렇게 올해까지 12년 동안 13차례에 걸쳐 전달된 성금은 모두 2억4744만6120원에 이른다.
천사에 대한 궁금증은 해마다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천사는 스스로를 끝내 드러내지 않는다.
성금을 남몰래 동사무소 옆에 놓은 뒤 전화를 걸고는 총총히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그의 선행은 이제 전주시민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전하는 일이 됐다”고 말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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