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근 동부제철 부회장의 초고속 승진이 화제다.
부사장에서 지난달 1일 사장으로 승진한 지 약 한달만에 다시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초고속 승진 엘리베이터를 탔다. 이 부회장이 실적부진의 늪에 빠진 회사의 구원투수가 될 지 주목되고 있다.
동부제철은 지난해 10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으나 건설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올해 영업실적이 처참할 정도로 추락했다. 동부제철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김준기 그룹 회장은 올 3월 공동대표이사를 교체하고, 9개월만인 지난달 이종근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번달에는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23일 동부제철에 따르면 이종근 부회장은 내년 주총에서 김준기 회장과 공동으로 대표이사에 오른다. 주총 전까지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
이 신임 부회장은 현재 국내외 철강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불투명한 시장 상황을 적극적으로 타개해 나갈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김준기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로 지난 3월 동부제철에 합류한 이수일 대표이사 부회장은 물러나게 됐다.
이수일 전 부회장은 2005년 동부그룹에 합류한 뒤 동부제철 대표이사 사장, 동부특수강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고 올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다시 동부제철 대표이사에 중용됐다.
그러나 동부제철의 실적이 거꾸러지면서 대표이사 부회장직에서 밀려난 것. 이 전 부회장은 겸직하던 동부특수강 대표이사 사장 자리도 지난 7월 입사한 서영준 신임 사장에게 물려줬다.
실제로 동부제철은 지난 3분기 매출 3조2천728억원, 영업이익 176억원, 당기순손실 1천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매출 2조7천286억원, 영업이익 1천104억원, 당기순이익 20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매출은 19.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4%나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천3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게다가 동부제철은 금융위기로 어려웠던 2009년 전기로 건설을 위해 1조2천700억원을 투자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부제철 전기로 건설의 주역인 한광희 전 부회장은 올해 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가, 3월 이수일 부회장이 복귀하면서 사임했다.
이종근 부회장 발탁 인사는 '정통 동부제철맨'의 승진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이수일 전임 부회장은 2006년 동부제철에 합류한 외부 전문경영인이다.
반면 이종근 부회장은 성동고와 고려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동부제철에 입사해 생산, 기술, 영업, 기획관리 부서를 두루 거쳤다. 무엇보다도 이종근 부회장은 동부제철의 양대 사업인 열연사업과 냉연사업에 모두 정통한 최고의 철강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또 이종근 부회장이 1951년생으로 1945년생인 이수일 부회장보다 6살이나 젊다.
한편 동부제철은 1982년 설립돼 현재 국내 47개, 해외 23개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동부제철의 선재사업부문을 떼어 '동부특수강'을 설립해 지난 3분기부터 연결 재무제표에 실적을 포함시키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