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보건복지부와 장애인사회참여평가단이 서울 시내 17개 특1 등급 호텔의 장애인 편의시설이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지 조사하고 장애인들이 직접 방문해 체험평가한 결과 13일 밝혀졌다.
20개 장애인단체가 참여한 장애인사회참여평가단은 1차로 호텔 주출입구 접근로 등 매개시설(31.1점)과 복도, 계단 등 내부시설(27.1점), 대.소변기 등 위생시설(26.1점), 점자블록 등 안내시설(11.3점), 객실 등 기타시설(4.4점 만점)로 나눠 편의시설 설치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일부 호텔의 장애인 주차공간이 기준(2% 이상)에 못 미쳤을 뿐 17개 호텔 전체의 평균점수가 90.77점으로 모두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 '적정(100~81점) 수준'이었으며 밀레니엄서울힐튼이 97.3점으로 최고점수를 얻었다.
매개시설은 밀레니엄서울힐튼 30.2점 등 전체 평균이 27.64점으로 '적정' 평가를 받았고 내부시설도 메이필드와 서울프라자가 각각 30.5점을 기록하는 등 전체 평균 29.25점으로 '우수(101~120점)' 평가를 받았다.
또 위생시설은 밀레니엄서울힐튼 25.7점, 전체 평균 22.46점으로 '적정' 수준이었으며 기타시설도 그랜드 인터콘티넨털이 4.7점, 전체 평균 3.99점으로 '적정' 평가를 받았다.
안내시설은 그러나 전체평균이 7.44점으로 다른 시설들에 비해 설치율이 매우 저조했다.
또 시각과 청각, 지체 장애인 각 3명씩 9명이 호텔 편의시설을 직접 이용하면서 편리성과 만족도를 조사한 2차 체험평가에서는 1차 평가와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다.
매개시설의 경우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찾기 어렵다'는 응답이 35.3%로 '불편하지 않다'(29.4%)보다 많았고 '장애인 전용주차장과 건물입구까지 안전통로가 없어 불편하다'는 응답(37.2%)도 '편리하다'(26.4%) 보다 많았다.
내부시설에서는 '비상계단 접근이 불편하다'는 응답이 29.4%로 '불편하지 않다'(13.8%)보다 높았고 엘리베이터도 점자표기가 없거나 음성안내가 없어 불편하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시설 설치율이 가장 낮은 안내시설의 경우에는 모든 호텔에 점자유도블록이 충분히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비상사태시 음성안내서비스가 없다'는 응답이 35.3%, '비상시 경광램프 알림서비스가 없다'는 응답이 70.6%로 나타나는 등 장애인 안전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시각장애인용 점자 안내판이나 책자가 없는 점, 세면대 이용이 불편한 점, 호텔 로비에 화상전화기나 수화통역사가 없는 점 등도 불편을 주는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평가단 관계자는 "조사대상이 특1 등급 호텔이어서 대부분 시설을 규정에 맞게 갖추고 있었으나 실제 이용하는 장애인들에게 편리하게 되어 있지는 않았다"며 "단순히 법에 맞춰 시설을 갖추는 것보다는 장애인들에게 진짜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