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재계 젊은 오너 경영자들의 2011년 경영 성적표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 젊은 오너 CEO들은 작년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며 재계의 뉴리더로 세대교체의 화려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재계의 실세 현대차 정의선(40) 부회장과 신세계 정용진(42) 부회장은 작년 한해 막강한 오너십을 바탕으로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대한전선 설윤석(31) 부회장은 재무개선 약정을 충실히 이행하며 뉴 리더로 합류했다.
철강업계에서는 현대하이스코 신성재(43) 사장이 신진 오너경영인으로 부상했다. 최근 단행된 LS그룹 인사에서 LS니꼬동제련 구자은(47) 부사장은 LS전선 사장으로 승진해 경영능력 시험대에 올랐다.
현대홈쇼핑 정교선(38) 사장 역시 지난 연말 인사에서 현대백화점 부회장으로 승진해 형인 정지선 회장과 투톱으로 떠올랐다.
작년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오너는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그는 부친인 정몽구 회장의 글로벌 광폭 행보를 도와 현대차그룹의 위상을 높이는데 핵심역할을 수행했다.
작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각종 시상식에서 현대차그룹은 유럽에서 남미까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연일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작년 상반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순이익에서 처음으로 삼성그룹을 앞서기도 했다. 글로벌 판매는 목표치인 633만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회장의 자산도 눈덩이처럼 불었다.보유주식 평가액이 작년 초 2조1천688억원에서 연말에는 2조8천500여억원으로 7천억원 가까이 늘며 주식부호 5위에서 3위로 자리를 옮겼다.
취임 4년차에 접어든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작년 그룹 전반의 큰 틀을 성공적으로 정비하며 향후 10년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환경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작년 5월 신세계를 이마트 사업조직과 백화점 사업조직으로 분할하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법인분할 후 작년 3분기까지 신세계는 매출 3천481억원 영업이익 277억원으로 전년 대비 8%, 11.5% 증가했다. 이마트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11%와 15% 늘어난 8천755억원과 2천456억원을 기록했다.
또 미국 유럽 등을 누비며 오는 2015년 개장 예정인 교외형 복합 쇼핑몰 개발 사업도 주도했다.
퇴직 임직원 자녀들에게까지 10년간 연간 최대 1천만원의 학자금을 지원하는 통큰 결단을 내려 이목을 집중 시키기도 했다.
반면 이마트 피자, 벤츠 20인승 미니버스 전용차선 논란과 트위터 해킹 등의 구설수에 이름을 올리며 냉탕에 몸을 담그기도 했다.
대한전선 설윤석 부회장은 손관호 회장, 강희전 사장 등 경영자들을 도와 부동산과 계열사 자산을 정리해 차입금 줄이기에 힘을 쏟았다. 설 부회장은 대한전선 창업자인 고 설경동 회장의 손자다.
대한전선은 최근 선운산CC를 비롯해 남부터미널과 시흥 공장부지 매각 MOU를 잇따라 체결하고 회사채 차환 등을 통해 올해 1조원 이상의 재무개선 실적을 거뒀다.
향후 고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대한전선의 본업을 키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맏딸인 신라호텔 이부진(41) 사장은 작년 한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오너 CEO였다.
이 사장은 경영권을 쥔 지 1년이 채 안됐지만 호텔신라의 매출규모를 20% 이상 키우고 김포공항 면세점의 알짜 사업권을 따내는 등 외형 키우기에 성공했다. 향후 이익창출능력과 재무건전성 등 커진 덩치만큼의 내실 다지기 작업은 풀어야할 과제다.
현대하이스코 신성재 사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셋째 사위로 지난 2005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으나 본격적인 대외 활동을 펼친 것은 작년부터였다.
그간 회사경영에만 전념하며 조용한 행보를 보였지만 2010년 말 공동대표이사였던 김원갑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며 경영 전면에 부상했다.
신 사장이 홀로 경영전면에 나선 작년 현대하이스코는 3분기 매출 2조445억원 영업이익 964억원 순이익 71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4%, 4.1%, 14.3% 늘어났다.
신 사장은 또한 현대차그룹 임원평가에서 리더십은 물론 추진력, 실적개선, 전문지식 등 경영전반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아 리더십을 확고히 했다.
작년 말 인사에서 승진한 현대백화점그룹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홈쇼핑 경영을 맡으며 3분기누적 매출 5천235억원 영업이익 1천132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20%, 14.4% 늘어난 수치다.
정 부회장의 형인 정지선(40) 회장도 작년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였다. 정 회장은 작년 대구점, 울산점, 무역센터점을 잇달아 개장했다. 올해도 도 여러개의 신규점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경기 판도시에 들어설 복합쇼핑몰 알파돔시티를 6천57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정 회장 형제는 형제간의 우애가 돈독하기로 유명하다. 홈쇼핑, 그린푸드 등 계열사들이 모두 유통계열이기에 형제간 계열 분리보다는 상호보완에 따른 시너지가 창출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S전선 구자은 사장은 승진과 함께 오너자질을 평가 받는 시험대에 올랐다.
LS전선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9.6% 급락한 8억4천만원에 그쳤다. 또 1천175억원 가량의 누적 손실도 기록했다.
자연재해에 따른 LS전선의 주요 공사 지연 및 수익성 낮은 수주부문 매출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지만 작년 4분기 이후 실적은 단연코 구 사장의 능력과 결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 최재원(48) 부회장은 작년 천국과 지옥을 모두 경험했다.
최 부회장은 SK엔론, SK가스 등 계열사를 거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작년 3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 중인 그룹 수석부회장에 취임했다.
하지만 최근 최 부회장은 1천억원의 공금 횡령 선물투자 혐의로 구속 수감되며 굴욕으로 한해를 마감하게 됐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