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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생명, 몸값 비싼 동양생명 인수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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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생명, 몸값 비싼 동양생명 인수 성공할까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1.12.30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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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회장 김승연) 계열사인 대한생명(대표이사 부회장 신은철)이 생명보험업계에서 확실한 2위 자리를 굳히기 위해 동양생명 인수에 나선 가운데 이의 성공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자산규모 66조원의 대한생명이 동양생명(13조5천억원)을 인수할 경우 업계 1위인 삼성생명(150조원)에는 크게 못 미치더라도 3위인 교보생명(62조원)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동양생명 인수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는 탓에 대한생명이 M&A(인수․합병)를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득보다는 오히려 실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실정이어서 향후 가격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한생명, 동양생명 인수 득실 계산 분주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생보업계 7위의 동양생명(대표이사 부회장 박중진)이 M&A 시장에 나오면서 대한생명과 우리금융지주, 제너럴리 등 국내외 다수 금융회사가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는 우리금융이 가격을 이유로 한발 물러서 있는 만큼 대한생명의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설계사 상품이 강점인 대한생명이 동양생명을 인수해 방카슈랑스와 다이렉트쪽 채널 강화에 나설 것이란 시각도 있다.

동양생명의 최대주주인 보고펀드는 내년 1월 예비입찰을 통해 적격자를 선정, 이르면 3월 말까지 매각작업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보고펀드는 특히, 동양생명 몸값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물밑작업을 벌여 왔다.

동양생명 주가는 M&A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여 29일 현재 주당 1만4600원, 시가총액은 1조5705억원(코스피 117위)을 기록 중이다.

보고펀드 측은 다수의 금융회사가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보고 동양생명 몸값으로 주당 2만대 이상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금융주보다 비싼 금액이어서 매각작업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동양생명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비싼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대한생명의 경우 동양생명 인수와 관련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최근 도이치뱅크를 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보고펀드 측이 공모가(1만7000원)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계속해서 고집할 경우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시장에 생보업계 7위권의 대형매물이 나왔기 때문에 통상적인 차원에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가격 등 여러 가능성을 살펴보겠지만 반드시 인수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대한생명의 동양생명 인수 참여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면서 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29일 현재 대한생명 주가는 전일과 같은 7400원, 시가총액 6조4271억원(코스피 40위)을 보였다.

동양생명 인수경쟁 치열..가격 변수될 듯

증권 전문가들은 동양생명이 가진 실제 투자메리트 보다 지나치게 인수 열기가 과열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동양생명이 규모가 큰 M&A건이긴 하지만 그간 보헙업계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오지 못했던 탓이다. 9월말 현재 동양생명 자산규모는 13조4785억원, 자기자본은 1조990억원이다.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491억원의 분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동기 733억원보다 절반가량 감소했다. 매출액(영업수익)은 전년동기 대비 11% 증가한 1조9312억원을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동기(964억원) 보다 줄어든 652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부문별(4월1~9월30일)로 보면 수입보험료(일반계정+특별계정)는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상위 3개사가 50.3%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가운데 동양생명은 4.5%의 점유율로 7위를 보이고 있다.

신계약의 경우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대한생명의 절대적 우위 속에서 동양생명은 6위를 나타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워런 버핏의 제너럴리를 비롯해 동양생명 인수에 관심을 갖는 곳이 많다고 하는데 실상 보고펀드가 제시하는 가격이 높아 주저하는 것 같다"며 "동양생명 측이 높은 인수가를 계속 고집한다면 매각이 순탄치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애널리스트는 "동양생명의 주가는 1만4600원, 시가총액은 1조6천억원 가량이지만 보고펀드에서 요구하는 가격은 주당 2만5000원을 웃도는 만큼 시가총액이 2조원에 육박하게 된다"며 "다른 금융주와 비교해 비싼데다 자기자본이 1조1천억원인 회사를 2조원에 판다는 것에 대한 반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봤을 때 동양생명의 메리트는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어떤 인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업계 7위라고는 하지만 판매채널은 방카슈랑스 등 온라인 채널에 주로 의존하고 있고 설계사 수나 고객수가 많은 것도 아니다"고 회의적 견해를 보였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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