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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CFO시대…주요 계열사 CEO에 재무통 대거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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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CFO시대…주요 계열사 CEO에 재무통 대거 발탁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2.01.04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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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이 알토란 같은 재무통(CFO)들을 계열사에 전진 배치하면서 그룹의 재무부담이 얼마나 해소될지 주목을 끌고 있다.

두산그룹에서 재무 압박이 가장 큰 두산건설과 두산엔진 대표이사(CEO)에 그룹내 토박이 재무통이 전진 배치됐고 두산중공업도 누적된 재무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역량이 확인된 재무담당 임원을 투입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최근 가장 재무부담이 심한 두산건설 대표이사(CEO)로 토박이 재무통인 최종일 두산 부사장을 선임했다. 두산엔진은 글로넷BG장을 맡고 있는 김동철 두산 부사장이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3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던 두산중공업에도 재무통 장명호 두산인프라코어 전무를 투입시켰다.

최종일 신임 두산건설 사장은 1981년 두산건설 전신인 동산토건으로 입사한 토박이 재무통이다. 두산건설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에서 재무관리책임자(CFO) 역량이 확인됐고, 지난해 말까지 지주사인 두산에서 재무관리를 맡아왔다. 최 사장은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김기동 부회장을 대신해 박정원 회장, 송정호 전무와 함께 또 다시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이루게 된다.

실제로 두산건설은 자산규모 5조원 중 3조5천억원이 부채다. 자기자본은 1조4천억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총 부채액 3조5천억원 중 1년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가 2조원에 달한다. 유동비율 168%, 부채비율도 257%에 달한다. 영업실적(연결 재무제표 기준)도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1천7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 2천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액을 기록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두산엔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두산엔진은 총 2조2천억원의 자산 중 1조6천억원이 부채고 이중 82%가 유동부채(1조4천억원)다. 지난해보다 유동부채가 2천억원 가량 감소했지만, 부채비율이 283%로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이번에 대표이사에 선임된 김동철 두산 부사장은 1980년 대우중공업(현 두산인프라코어)에 입사해 10년 넘게 중국에서 근무한 재무통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장을 거쳐 지난해 두산의 글로넷BG장으로 활동해왔다.

또 두산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긴 장명호 두산인프라코어 전무는 그룹에서도 알아주는 재무통이다. 박용만 두산·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건설장비업체인 '밥캣' 인수로 인한 회사의 차입금 리스크를 해소하는데 한 몫 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49억달러를 들여 밥캣을 인수했지만,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불한 돈은 전체 인수금액의 10%도 채 되지 않은 4억 달러에 불과했다. 두산엔진 등 그룹에서 추가하고, 나머지는 은행권 등에서 빌린 돈이었다. 자연스럽게 밥캣 리스크로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졌고 그룹의 최우선 과제는 재무안정화가 됐다.

장 전무는 2008년 10월 박 회장의 신임을 받아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관리를 총괄하면서 채무조정을 통해 당시 22억9천만 달러에 달하던 차입금을 17억2천만 달러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말까지 총 자산 14조6천억원 중 9조5천억원이 부채다. 이중 7조원이 유동부채로 잡혀 있다. 유동비율 92.8%, 부채비율 186%로 부채가 다소 부담스럽다. 두산중공업의 순차입금은 2009년 말 2조1천억원에서 2010년 상반기 1조6천억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9개월간 누적된 순이익이 2천억원에 불과해 전년(4천억원) 대비 반토막 났다. 지난해 3분기에는 900억원의 분기손실액을 기록해 3천억원에 달하던 상반기 순이익을 깍아먹었다.

결과적으로 지주사인 두산은 계열사들의 재무부담에 영향을 받고 있다. 두산그룹은 오너일가를 주축으로 지주사 두산이 핵심기업인 두산중공업을 통해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등을 지배하는 구조다.

두산은 2010년에 비해 지난해 3분기 말 2조5천억원이던 부채가 2조8천억원으로 14% 급증했다. 이 기간동안 유동비율이 95.7%에서 99.4%로 3.6%p 개선되는 사이 부채비율은 71.5%에서 76.9%로 5.4%p 악화됐다.

더구나  지난해에는 순이익도 뒷걸음질 쳤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이 2010년 2조4천억원에서 작년  2조8천억원으로 4천억원(16.2%)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2천800억원에서 2천700억원으로 84억원(3%) 감소했다.

한편 이번 인사로 공백이 생긴 두산 지주부문 관리부문장에 최형희 두산중공업 전무(CFO)가 옮겨간다. 최 전무는 정지택 부회장, 박지원 사장, 한기선 사장과 두산중공업의 4인 대표이사 체제를 이뤄왔다. 두산 재무부문장에는 박완석 상무가 맡게 됐다. 두산인프라코어 재무관리부문장에는 이호철 전무가 선임됐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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