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해 2월 행장 취임이후 줄곧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외화조달에 나선 결과 지난해 100억 달러의 외화조달 목표를 무난히 달성하고 올해에도 지난해 수준 이상을 조달하기 위해 아시아․중동계 자금 등 제3의 시장으로 차입선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행장은 지난해 103억 달러 규모의 외화를 확보한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계 기관으로는 단일 해외 조달 기준 사상 최대규모인 22억5000만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 다른 은행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또한 수출입은행의 이같은 대규모 해외조달 성공은 다른 은행의 해외자금차입을 용이하게 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행장은 지난해 수출입은행의 당초 외화조달 목표액인 88억 달러보다 많은 103억 달러를 확보하는 저력을 과시했는데 이중 35억 달러는 일본시장에서 조달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일본시장에서도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 준 것이다.
수출입은행이 외화조달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비결은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 대비한 상시적인 시장모니터링과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 때문이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 향상과 '김정일 사망 사건' 외에 특별한 정치적 혼란이 없었던 점, 미국과 중국 등이 한반도 평화 의지를 보였던 점 역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출입은행 외화조달 담당자는 "보통 정부를 제외한 한국계 기관들의 글로벌본드 발행규모는 5억~10억달러인데 단일 조달 규모가 20억달러를 웃돌았다는 것은 해외투자자들이 그만큼 한국경제나 수출입은행에 대해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로써 올해 수출입금융과 해외투자, 자원개발 등을 원활히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김정일 사망 이후 한국계 기관 처음으로 외화차입에 나서 대규모 채권 발행에 성공함으로써 한국채권에 대한 시장 신뢰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올해 초 외화차입을 해야 할 은행이나 기업에 가격 등의 금리기준을 세워주는 역할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글로벌본드 만기를 5년 만기 12억5000만 달러와 10.25년 만기 10억 달러로 나눠 발행한 것 역시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금리에 각각 3.15%포인트와 3.0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으로 결정됐으며 글로벌 본드 발행에는 480여개 투자기관이 참여했다.
김 행장은 지난해의 기세를 몰아 올해에도 100억 달러 이상의 외화확보를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글로벌본드 등 대규모 발행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키로 하고 선진국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특히, 일본계와 중동계, 스위스 프랑 등 비달러화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인 태국과 말레이시아, 홍콩 등 주요 아시아 시장에서도 수시로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작년에 68%를 비달러화 시장에서 조달했는데 올해에는 기존에 개척해 놓은 시장을 보다 공고히 하는 해로 삼을 것"이라며 "각 국가 투자자들에 대한 맞춤형 홍보와 관리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