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은행권의 용띠 CEO로는 김용환 한국수출입은행장과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송기진 광주은행장, 이주형 수협은행장 등이 있다.
김용환 행장은 충남 보령 출신으로 옛 재무부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를 거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낸 후 지난해 2월 수출입은행장에 올랐다.
김 행장은 금융실무에 밝고 조직 장악능력과 친화력이 높은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국내 외화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해 103억 달러의 외화를 조달하고 최근에는 22억5000만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하는 등 외화확보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박병원 회장은 부산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제1차관과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을 역임한 뒤 지난해 KT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외이사를 거쳐 은행연합회장 자리까지 거머쥐었다.
박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 재임 시절(2007년) 이뤄진 업무와 관련해 감사원의 지적을 받는 등 한때 도덕성 시비에 휘말렸던 인사지만 경제관료 출신에다 금융지주회장을 지낸 이력에 힘입어 은행연합회 수장에 오를 수 있었다.
그간 역대 은행연합회장들이 은행과 투자자들의 권익보다는 정부나 정치권의 외압에 끌려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박 회장이 은행 회원사들의 이익대변과 정부 및 금융당국과의 이해관계 조율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2월 임기만료를 앞둔 김종열 사장과 김정태 행장은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외환은행 인수를 주도하면서 사실상 연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20년간 하나은행에 몸담으며 조직 내 신망이 두터워 향후 '포스트 김승유' 시대를 이끌 핵심 주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송기진 행장은 전남 보성 출신으로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빛은행 수원기업금융센터장과 우리은행 중소기업고객본부장(부행장) 등을 거쳐 2008년 광주은행장을 맡은 후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송 행장은 지난해 3분기까지 2010년 동기 대비 196억원 증가한 1102억원의 순이익(연결기준)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내실과 영업력 향상, 기업의 브랜드가치 제고에 역점을 둬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이주형 행장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재정경제부를 거쳐 예금보험공사 부사장 겸 MOU심의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후 2009년 4월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신용사업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 행장은 지난해 3분기까지 2010년 동기 대비 169억원 감소한 475억6000만원의 순이익을 보이며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로 임기 3년째를 맞고 있는 이 행장은 자산건전성 제고와 건전여신 지속증대 등을 통해 내실경영과 수익성 향상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과 주용식 저축은행중앙회장, 이승우 예금보험공사 사장 역시 용띠 금융인으로 금융계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이두형 회장은 재정경제부 등 경제관료 출신으로 지난해 여신협회장에 선출됐으나 카드사와 가맹점간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갈등에 대해 미온적 대처로 빈축을 산 바 있다.
이 회장은 최근 신용카드 수수료 체계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 작업에 착수, 기존 업종별 수수료 체계를 폐지하는 대신 카드사의 고정비율을 반영해 정액 또는 정률로 수수료율을 매기는 체제로 개편키로 해 실효성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 보험업계에서는 박석희 한화손해보험 사장,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허정범 현대하이카다이렉트 대표, 이성택 동부생명 사장,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사장, 김석남 KB생명 사장 등이 대표적인 용띠 CEO다.
한편, 용은 웅비와 비상, 희망을 상징하는 상상의 동물로 용의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정직하고 용감하며 신뢰감이 두텁지만 고집이 세고 좋고 싫음이 분명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의 경우 유럽재정위기 여파로 국내외 금융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경영자의 리더십과 경영능력이 중요해진 만큼 용띠 CEO들이 이러한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활약상을 보여줄지 금융계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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