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인지 죽인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금융투자협회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나오는 말이다.
은행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민간 금융협회 수장 자리를 ‘모피아(기재부)’출신 인사가 거의 싹쓸이 한 가운데 금투협회장선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모피아(官) 출신과 민간(民) 출신간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금투협회장마저 옛 재무부 출신이 뽑히게 되면 모든 금융관련 협회장 자리를 모피아출신이 싹쓸이 하게 된다. 게다가 후보자 선정 작업이 비공개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민, 관출신간 경쟁이 워낙 치열해 현재로선 투표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투협회장 선거결과에 이목이 잔뜩 집중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금융투자협회는 2009년 증권․자산운용․선물 등 3개 협회를 통합해 설립한 기관이다. 연간 600억원에 달하는 예산과 161개 정회원사를 아우르고 있다.
금투협회장은 6억원대의 연봉에다 예산관리, 인사권을 모두 거머쥔막강한 자리다. 금투업계의 발전을 도모하고 자율규제를 주도하는 등 자본시장을 대표하게 자리이기도 하다.
이처럼 금투협 회장의 책임이 막중한 만큼 업계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할 수장을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자본시장의 환경변화에 따라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업계에서는 황건호 회장이 ELW사태 당시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차기 회장 후보로는 김성태 전 KDB대우증권 사장,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유흥수 LIG투자증권 사장, 전상일 동양증권 부회장 등 민간출신 4명과 정의동 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회장,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 등 모피아 출신 2명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중 정의동 또는 최경수 사장이 회장으로 뽑힐 경우 단 하나남은 금융투자협회장자리마저 모피아의 손에 넘어가게 된다.
그러나 최종후보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협회장 선거가 후보접수부터 후보자 선정 과정까지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후보추천위원회가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후보자를 선정하고 오는 26일 총회에서 최종후보자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사1표 방식(70%)과 회비 납부 비중에 따른 의결권 행사(30%)로 투표권이 주어진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금융투자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데다 업계와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수수료문제, ELW 불완전 판매 등 업계의 사정을 잘 이해하고 업계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수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차기 협회장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회원사들의 희망대로 업계의 입장을 잘 헤아리고 금융투자 고객보호에도 앞장서는 새 수장이 뽑히길 기대해본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