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계열사를 통합한 원사이트(패밀리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에 대한 부당성이 지적됐다.
한 개의 아이디로 여러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명분으로 운영되지만 실상은 소비자들을 원치 않은 사이트에까지 회원으로 가입시키고 있을뿐 아니라 그 편리성마저도 의문스럽다는 것.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잇달라 발생하는 가운데 이같은 패밀리 사이트 운영 방식은 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사는 송 모(여.33세)씨에 따르면 그는 최근 롯데의 패밀리사이트인 롯데타운의 회원가입 시스템 때문에 번거롭고 불쾌한 경험을 했다고 토로했다.
롯데에서 발송하는 무분별한 이메일을 차단하고자 롯데멤버스 홈페이지에 접속한 송 씨는 개인정보를 실명인증방식에서 아이핀(i-PIN) 인증방식으로 변경했다. 이어 이메일 수신정보를 변경하려고 했으나 복잡한 인증절차 탓에 한 달 이상을 소모해야 했다.
불편사항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롯데 카드의 결제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롯데카드 홈페이지에 접속했으나 홈페이지 미 가입자로 확인돼 카드 사용내역조차 조회할 수 없었다.
원사이트 가입자임에도 불구 아이핀 방식 가입 전환으로 송 씨의 주민등록번호가 삭제되면서 롯데카드 사이트 자동 탈퇴가 이뤄진 것이 원인이었다.
송 씨는 “아이핀 방식으로 원사이트 가입 시 겪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다”며 “현재 롯데카드를 사용하기 위해 아이핀 방식이 아닌 실명인증, 즉 주민등록번호 입력과정을 거쳐 불필요한 원사이트 가입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결론적으로 롯데 패밀리사이트를 원활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주민등록번호 입력이 필수적인 것.
이에 대해 롯데타운 관계자는 “아이핀(식별ID) 은 개인정보의 유출 및 도용을 방지하고 본인확인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 대체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롯데타운 사이트 회원정보변경 페이지에서는 이와 관련해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롯데카드 홈페이지의 경우 신용카드 포인트 사용 등 금융결제정보가 연동되기 때문에 실명확인이 필수적”이라며 “이 부분은 금융위원회 관할로 기업이 임의로 처리할 수 없는 점 감안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양해를 구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현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법률’에 따르면 원사이트를 운영하는 주최가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넘겨줄 경우 징계의 대상이 된다”며 “그러나 롯데타운과 같이 계열사법인들이 협력해 패밀리사이트를 구축한 경우 회원들의 정보를 외부에 유출시키지 않는다면 합법적인 범위로 간주돼 법률위반으로 보기에 모호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