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STX그룹 올해 3조원 투자 큰소리, 가능할까?
상태바
STX그룹 올해 3조원 투자 큰소리, 가능할까?
  • 윤주애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2.01.18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TX그룹(회장 강덕수)이 올해 사상 최대치인 3조원의 잠정 투자계획을 세우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천500명이나 신규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STX그룹의 이같은 투자규모는 전 계열사들의 보유현금을 탈탈 털어야 나오는 금액이다. 이마저도 해외에 있는 계열사 자산까지 합쳐야 3조원을 충당할 수 있다. 더욱이 지난해 9개월 동안 현금성자산 수천억원이 증발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STX그룹이 지난해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 포기 이후 시장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위해 3조원이라는 사상 최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무리수를 두는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TX그룹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STX, STX조선해양, STX팬오션, STX엔진, STX메탈 등 상장사 5곳의 현금 및 현금성자금을 모두 합쳐도 2조원에 불과하다. 비상장사인 STX유럽, STX다롄 등을 탈탈 털면 약 1조5천억원이 나온다.

지난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STX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모두 합쳐야 3조5천억원 정도다. 여기에 현재 추진중인 STX유럽의 자회사 STX OSV의 매각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약 7천~8천억원이 추가될 예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졌던 지난해 STX그룹 주요 상장사 5곳은 단 9개월 사이에 현금성 자산이 2조8천억원에서 2조1천억원으로 약 7천600억원(26.74%) 증발했다.

전체 자산총액은 2010년 말 27조7천억원에서 30조7천억원으로 약 3조원(10.87%) 증가했지만  자기자본 총액 대비 현금성자산 비율은 2010년 말 10%에서 지난해 3분기 6.8%로 쪼그라들었다.

STX그룹에게 있어서 3조원의 투자규모는 전체 보유금액(약 4조2천억원)의 70%가 넘는다.

더욱이 STX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조선.해운 업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침체 국면을 지나고 있다. 과연  3조원의 투자가 가능할지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부분이다.



특히 STX그룹은 STX조선해양 외에도 대부분 주력 계열사들의 부채 만기가 올 상반기에 집중돼 있다.

STX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에 도래하는 회사채 만기가 5천900억원 규모에 달하고 신주인수권사채 1천567억원의 상환도 앞두고 있다. STX팬오션도 오는 7월 만기가 도래하는 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갚아야 하고 STX도 4천7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올 상반기에 돌아온다.

은행에서 차입한 차입금은 대부분 만기 연장이 이뤄지지만 회사채는 차환발행을 하던가, 자체 자금으로 상환해야 한다.

STX그룹은 우선 1~2월 중에 만기가 돌아오는 2천500억원의 차입금 중 1천90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다. 나머지 600억원은 차환할 예정이다.

심지어 한국기업평가는 STX그룹의 유동성 의혹을 대놓고 제기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7월 우리투자증권에서 열린 '연속된 경제 위기하에서의 조선·해운업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의 크레디트 세미나에서 "실제 용도제한 없이 사용 가능한 현금성자산은 STX그룹이 주장하는 3조원과는 상당히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서는 "STX그룹의 재무부담이 여전하기 때문에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 대부분의 차입금을 자체적으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선 STX OSV매각 이후 비상장 계열사들의 IPO로 현금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