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러만 주세요"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일요일에는 촬영을 못합니다"라고 말하는 신인을 만나면 연예계 관계자들은 참 황당할 것 같다.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라고 생각하거나 건방지다고 화를 내기 십상일 듯.
그런데 있다. 서단비(22)가 그렇다. KTF '쇼'의 '영화요금 소녀' 편으로 올해 광고계 신데렐라가 된 그녀다. 과연 서단비, 지금의 행운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하지만 그의 '일요일 촬영 불가' 원칙은 결코 그가 건방지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독실한 신앙심 때문이다. 기독교 신자인 그는 일요일에는 반드시 교회와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일요일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야 내가 살아가는 의미가 있다. 일요일 봉사활동은 내 삶의 활력소"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는 '쇼'로 급부상한 후 밀려드는 '러브 콜'에도 세 개의 작품을 포기해야 했다. 이런 신인 정말 처음 봤다. 당장 '피해'가 현실로 나타났다.
서단비의 매니저 김은경 씨는 "촬영 스케줄이 맞지 않아 드라마 두 편과 영화 한 편을 거절해야 했다"고 전했다.
서단비는 "일요일에는 촬영을 안 하는 대신 나머지 요일에 두 배로 일을 할 각오다. 제 이런 원칙을 이해해줄 분들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소지었다.
참 당차면서도 당황하게 만드는 그는 실제로 봉사를 생활화하고 있었다. 단적으로 '쇼'가 첫 전파를 탄 6월 말 그는 매니저와 함께 미얀마 오지로 떠났다.
김 씨는 "CF가 뜰 것 같은 느낌을 바로 받았다. 교만해지지 말자는 의미에서 단비와 의기투합해 미얀마로 떠났다"고 설명했다.
서단비는 "전화도 되지 않는 오지로 가서 고아들과 지냈다. 일주일 동안 다녀왔는데 몸은 너무 힘들었지만 마음은 한없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CF의 성공으로 지난 석 달여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보낸 그는 이 기간에도 일요일에는 꼭 봉사활동을 다녔다고 한다.
"군부대에도 갔었는데 군인들이 절 힐끔힐끔 쳐다보더라구요. 어디서 본 듯한데 CF에 나온 그 사람이 맞는지 헷갈려했어요. 그러다 목사님이 절 소개하자 '쇼를 하라'며 막춤을 춰보라고 이구동성으로 외치더군요(웃음)."
이러한 서단비는 궁극적으로 '방송을 통한 선교'를 지향한다고도 말했다.
"좋은 연기자가 되는 게 꿈이지만 그와 함께 방송을 통해 선교를 펼칠 수 있기를 바라요. 그게 어떤 방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 가장 큰 꿈입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