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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메시지에 꼬리잡힌 보성 살인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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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메시지에 꼬리잡힌 보성 살인범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10.0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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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미궁 속에 빠질 뻔 했던 70대 어부의 살인 행각을 밝혀낸 실마리는 추석날인 지난 달 25일 친구 조모(24.여)씨와 함께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안모(23.여)씨가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였다.

1일 전남 보성경찰서에 따르면 어부 오모(70)씨에 의해 살해된 조씨와 안씨에 대한 실종신고가 접수된 것은 지난달 25일 오후 2시36분께 안씨로부터 "배에 갇혔다. 경찰보트 좀 불러달라"는 문자메시지가 전송된 뒤였다.

안씨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보성의 한 식당에서 남편을 찾고 있던 한 여성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줬으며 이때 찍힌 이 여성의 남편 전화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구조를 요청했고 이들 부부로부터 신고를 받은 경찰은 대대적인 수색과 용의자 검거에 들어갔다.

경찰과 해경은 해안가 수색과 통신수사를 벌였으며 실종 다음날인 26일 오전과 28일 새벽 보성 앞바다에서 조씨와 안씨의 시신이 어선 선원 등에 의해 차례로 발견됐다.

이들의 시신 여러 곳에서 외부 압력의 흔적을 발견한 경찰은 타살로 판단, 용의 선박을 가려내기 위해 관내 선박 335척의 출항 여부를 추적해 오씨의 선박이 무등록 상태이며 오전과 오후 시간의 정박위치가 다르다는 사실 등 평소와 다른 수상한 점을 찾아냈다.

오씨의 선박을 수색해 피해자의 신용카드와 머리카락 등을 발견한 경찰은 곧바로 집에 숨어있는 오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용의자를 찾아내고 범행혐의를 거의 밝혀냈지만 목격자가 없는 바다에서 발생한 사건인데다 범행 자체를 완강히 부인하는 오씨의 범행 사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았다.

경찰은 `안전사고'라고 강력히 주장하며 범행을 부인하는 오씨를 배 안에 있던 증거물과 피해자 부검 소견 등을 제시하며 끈질기게 추궁, 범행사실을 자백받았다.

경찰은 또 지난 8월31일 실종신고가 접수된 지 며칠 후 역시 바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남녀 대학생의 실종 장소와 이들의 몸에 나 있는 상처 등이 조씨와 안씨 사건과 유사한 점에 착안, 9차례에 걸친 집중 심문 끝에 오씨가 이들 4명을 모두 바다에 빠뜨려 살해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처럼 2차 사건의 수사로 1차 사건도 함께 풀렸지만 1차 사건 수사에 대해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족들은 1차 사건에 대한 수사를 담당한 여수해경이 애초 타살혐의에 무게를 두지 않은 채 추락 등에 의한 단순변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등 초동수사와 수사기관 간 공조수사 미흡에 대한 지적도 함께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자칫 단순 변사사건으로 끝날 뻔 했던 1차 살인사건이 2차 살인사건 해결로 전모가 드러나면서 동일범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다행이다"며 "유사범죄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낯선 바닷가를 여행할 때 공인된 관광선이나 여객선을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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