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 한 개를 훔친 한 미국인이 전과에 강도죄가 보태져 30년 징역형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고 미국 언론이 7일 보도했다.

`도넛 강도사건'의 개요는 미국 미주리주 파크스 힐에 사는 스콧 마스터스씨(41)가 가게에서 52센트짜리 도넛을 슬쩍해 옷 깃에 숨기고 나오다 여자 점원에게 적발되자 밀치고 달아난 것.

미국 법률상 사람을 밀치는 건 경범에 해당되지만, 도넛을 훔친 절도 행위가 겹치면서 폭력 강도죄가 성립돼 5-15년의 징역형이 가능해졌고, 범인에겐 기존 전과까지 있어 징역 30년에서 최고 종신형까지도 가능한 상황이 됐다. 범인은 들치기와 약물소지, 보험금을 노린 차량 방화 등 10차례가 넘는 전과자이다.

그래도 마스터스씨는 감옥에서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평생 폭행죄라곤 범한 적이 없다. 도넛을 슬쩍한 건 사실이지만 여자 점원을 밀친 적은 없다"며 "도넛 한 개에 강도죄라니 말도 안된다"고 억울해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현지 경찰은 폭력을 써 물건을 훔치는건 폭행의 정도나 물건 값어치에 관계없이 현행법상 중범죄에 해당한다며 "문제는 도넛이 아니라 폭행"이라고 반박했다.

현지 검찰도 일각에서 동정론이 제기되고 있는건 알지만 가게 점원 등의 진술로 볼 때 중형이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의 본질은 도넛이 아닌데 사람들이 핵심을 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여름을 감옥에서 보낸 마스터스씨는 도넛 사건은 벌써 까맣게 잊고 있었으며, 정작 훔친 도넛은 도망치느라 버려서 먹지도 못했다고 푸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