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 전쟁이 연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세계적인 거대기업들인데다 전세계 8억명의 인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놓고 싸우는 전쟁이라서 관심이 더욱 뜨겁다.
더우기 소송중에 터지는 각 사의 대외비 영업 전략과 디자인, 기술은 물론 사적인 이메일까지 여과없이 노출돼 흥미진진한 요소를 더하고 있다.
특허 소송의 장기화로 인해 두 회사에 초래될 득실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삼성이 손해를 보는 듯한 분위기다.
애플이 삼성을 마치 '카피캣'인 듯 공격하고 있고 이 과정이 여과없이 언론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삼성은 애플의 카피캣일까?
최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삼성전자의 급성장이 위기의식에 자극받아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라는 요지의 분석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경쟁사가 혁신 하도록 내버려둔 뒤 모방하는 것이 아닌 더 훌륭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스피드'가 강점이라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이런 '스피드'를 바탕으로 발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의 기술 진보역사를 보면 바행기, 전화, 컴퓨터, 자동차 등 혁신적인 발명품들이 모두 쏟아졌지만, 경쟁을 통해 기술이 보편화되는 과정을 거치며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왔다.
1889년 독일의 칼 벤츠와 독일의 트리드리히 다임러가 자동차를 발명했다. 당시 세계를 뒤흔들 혁신적인 발명품이었다. 그러나 아주 마차에 아주 초보적인 내연기관을 얹은 실험실 작품 수준이었다
자동차의 대량생산이 시작된 것은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1913년의 일이다. 미국의 헨리 포드가 컨베이어 시스템을 도입해 포드 T라는 승용차를 대량 생산한 것이다.
그렇다고 현재 벤츠와 포드가 세계 유일의 자동차 회사도, 1위의 자동차 회사도 아니다.
과실은 도요타가 챙겼다. 소비자의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보다 효율적인 기술의 진보를 이끌어 냄으로써 당당한 세계 1위를 달성한 것이다.
그렇다고 포드와 벤츠가 도요타에 특허 위반이라며 소송을 걸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스마트폰은 인류의 삶의 질을 바꿔놓을 혁신적인 발명품에 틀림없다. 최초의 기술은 애플에서 시작됐지만 경쟁자들에의해 빠르게 벤치마킹 됨으로써 눈부신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관건은 누가 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기술과 디자인, 효율적인 인터페이스를 만드느냐에 달렸다.
경쟁자의 뒷다리를 잡아 기술의 발전을 더디게 한다면 그것은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역행하는 낡은 사고다.
만일 포드가 벤츠의 자동차를 대중화- 상업화 하지 않았더라면, 벤츠가 포드에 특허 소송을 걸어 갈길을 막았더라면 벤츠의 자동차는 아직도 마차 비슷한 형태의 실험실 작품으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