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회장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도약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최근 개인정보유출사태와 LTE사업 부진 등 산적한 현안을 조직개편을 통해 극복하려는 이석채식 '쾌도난마' 경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KT는 지난 14일 유, 무선 통신조직을 통합하고 미디어콘텐츠와 부동산, 위성사업은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휴대폰 등 무선상품을 담당하던 개인고객부문과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상품을 관리하던 홈고객부문이 통합 조정돼 '텔레콤&컨버전스(Telecom&Convergence)부문'과 '커스터머(Customer)부문'으로 개편된다.
KT는 또 미디어콘텐츠와 위성, 부동산 3개 사업분야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같은 조직개편은 통신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육성하기 위한 이석채 회장의 승부수로 풀이된다.
최근 대규모 고객정보유출사태로 신뢰도가 추락하고, LTE 시장에서 영업력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되는 등 최악의 경영환경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당초 예정보다 6개월이나 앞당겨졌고, 개편폭도 크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개혁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실제로 조직개편의 폭은 2003년 이후 최대 규모다.
KT의 체질 개선을 위한 이 회장의 개혁 노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회장은 2008년 취임 직후 제일 먼저 KT와 KTF의 합병 작업을 이끌었다.
당시 유선전화 사업이 정체에 빠진 상황에서 KTF와의 합병으로 KT의 유무선 통합 사업 구조를 만들었다.
또 통신사업만으로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 비통신 분야 진출을 선언했다.
그 후 이 회장은 KT스카이라이프, BC카드, 금호렌터카를 인수하면서 다양한 분야를 합친 컨버전스 경영을 본격화했다.
특히 올 초 연임이 확정된 이후에는 KT이노츠, 유스트림, 넥스알, 엔써즈 등 콘텐츠 플랫폼 관련 자회사들을 전면에 부각시키며 글로벌 미디어 유통그룹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KT가 이번에 미디어콘텐츠와 위성, 부동산 등 3개 분야를 독립 운영하기 위해 전문회사를 만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KT 관계자는 “신설되는 미디어콘텐츠 분야 전문회사는 KT에 여러 콘텐츠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KT의 콘텐츠 사업을 더욱 강화하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사업 확장에만 나선 것은 아니다.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가차 없이 쳐내기도 했다. KT는 최근 'KT테크'의 자산과 부채를 인수, 청산절차에 돌입하는 등 휴대폰 제조사업에서 철수키로 했다.
업계에선 KT의 이번 경영체제 개편을 '쾌도난마'에 비유하고 있다.
대량개인정보유출과 LTE 시장부진의 위기를 단칼에 해결하고자하는 총체적 개편 의지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마이경제뉴스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강병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