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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승연 회장 공백 어떻게?…경영승계 속도 붙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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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승연 회장 공백 어떻게?…경영승계 속도 붙을듯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2.08.20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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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이 법정구속됨에 따라 한화그룹이 경영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관심을 끈다.


주력 계열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김 회장이 주도했던 대형 프로젝트에도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김 회장의 장남이 경영을 승계하기는 어린 나이여서 그룹내 전문 경영인과 원로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가 주목된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지난 16일 4년 형을 선고 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직후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며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지만 뽀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김 회장이 진두지휘했던 기업 인수합병(M&A)건은 타격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한화케미칼은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독일의 태양광업체 큐셀의 인수여부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김 회장은 지난 4월 큐셀이 매물로 나오자 이를 인수해 한화그룹의 셀 생산능력을 2GW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큐셀은 연간 1.1GW 가량의 셀을 생산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지난 5월부터 큐셀의 독일 본사와 말레이시아 공장에 100여명의 실무진을 파견해 실사를 진행하는 등 인수전을 진두지휘했다.


이에 힘입어 최근 한화그룹은 큐셀의 인수금액 협의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고 밝혔었다.


뿐만 아니라 김 회장이 이라크를 오가며 공을 들여온 이라크 재건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 회장은 지난 6월 총 9조4천억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따냈다.


문제는 추가적으로 수주키로 했던 비스마야 발전소와 정유.석유화학공장 등 기간시설 설립공사가 취소될까 우려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해외수주의 경우 기업의 대외신뢰도를 바탕으로 추가발주가 이뤄지는데 김 회장의 법정구속으로 이라크가 등을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한화그룹은 올해 창립 60주년과 대한생명 인수 10주년을 맞아 대한생명을 한화생명으로 사명변경하는 작업도 목전에 두고 있었다.


또 대한생명이 신규사업으로 추진중인 ING생명 동남아법인 인수계획도 김 회장의 경영공백으로 차질없이 진행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신규 프로젝트도 외에도 주력 계열사의 실적부진도 한화그룹의 고민거리다. 


그렇지 않아도 글로벌 경제위기로 재계에 비상경영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장을 잃은 터라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 작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아직 실적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핵심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천억원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3천억원에 비하면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한화케미칼 산하에 태양광사업을 수직계열화시켰는데 관련 회사들이 수십~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는 바람에 실적이  추락했다.


태양광사업은 큐셀 인수여부에 따라 향후 사업전망이 갈릴 것으로 보여 한화케미칼은 김 회장의 공백을 어느 계열사 보다 뼈 아프게 느끼고 있다.


또 대한생명보험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천7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1천900억원)보다 10% 이상 감소했고 한화갤러리아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200억원에서 100억원대로 반토막 났다. 


김 회장의 수감이 길어질 경우 한화그룹의 위기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빠진 자리는 일단 그룹 2인자격인 최금암 한화 경영기획실장과 그룹 원로 경영인들이 공백을 체울 것으로 보인다.


경영기획실 전략팀장을 맡고 있다가 지난해 2월 경영기획실장으로 승진한 최 실장은 김 회장을 최측근에서 보필한 인물로 김 회장이 구속수감된 지난 16일 오후에 긴급 사장단회의를 주재했다.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 그룹 및 계열사의 사업 목표를 계획대로 추진해 나가겠다며 직원들에게 동요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전달된 것도 최 실장을 통해서였다.


또 한편에서는 한화 퇴직임원 모임인 '한화회' 소속 원로들이 일정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회는 지난 1995년 김 회장의 뜻에 따라 설립돼 경영자문 역할을 해왔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그룹 구조조정본부 사장을 지내고 현재 한화회 자문역을 맡고 있는 김연배 전 부회장이 최 실장과 함께 그룹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기획실장(29)의 입지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김 실장은 한화그룹의 신성장동력인 태양광사업 전면에 나서며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중이며, 이번 사태로 인해 향후 운신의 폭을 더욱 넓힐 수밖에 없으리라는 예측이다.


당초 최 실장(52)이 비교적 젊은 나이에 그룹 2인자로 발탁된 것을 두고 김 실장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경영승계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분분했다.


김 회장의 구속수감으로 인해 경영승계 속도가 어쩔 수없이 빨리지리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 16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서경환 부장판사)로부터 차명계좌 등을 통해 회사에 3천억원의 손실을 떠넘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징역4년과 벌금 51억원을 선고받자마자 서울남부구치소에 구속됐다.


한화그룹은 “재판부의 1심 판결을 존중하나 법적 쟁점이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항소를 통해 다시 한번 자세히 소명해 2심 재판부의 판단을 구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김 회장 구속 직후 계열사 사장단 회의, 경영지원본부 팀장 회의 등 마라톤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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