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사업구조개편(신용·경제사업 분리) 잡음과 신충식 전임 회장의 돌연 사퇴, 낙하산 인사 논란 등의 우려 속에 지난 6월 농협금융지주 2대 회장에 올라 어수선한 조직을 추스르고 지주사체제 정착을 위한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특히, 건전여신 확대 및 리스크관리 강화 등 하반기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순이익 목표달성을 위한 잰걸음에 돌입했지만 대내외적 영업환경 악화로 전체 은행권의 순이자마진 감소가 불가피한데다 정부의 1조원 현물출자 연내 지원도 불투명해지는등 난관이 많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가 신동규 회장 체제를 맞아 노조와의 갈등 회복과 영업력 강화를 통한 생산성 및 효율성 제고, 자회사별 대표상품 출시 등에 주력하며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 회장은 취임 초기 자신을 둘러싼 '낙하산 논란'과 정부와 농협중앙회간 '사업구조개편 이행약정서' 체결에 따른 경영자율성 침해 우려 등이 불거지자 노조 측을 직접 만나 외부의 부당한 경영간섭에 대한 강력대응과 직원들의 고용안정 보장을 약속했다.
또한 농협 노사는 지난달 29일 자율성 확보 및 고용안정에 대한 특별단협을 체결하고 경영정상화에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신 회장은 취임 한 달 만인 지난 7월 24일에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가동했다.
이와 함께 하반기 핵심 4대 경영방향으로 △건전여신 확대 △ 비이자 이익 확대 △ 리스크관리 강화 △ 일반경비 감축을 제시했다. 무리한 외형확대보다는 내실경영에 주력하는 한편 새 수익원 발굴을 통해 영업수익을 개선하고 경비 절감을 포함한 긴축경영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농협금융은 조만간 은행과 증권 등 주요 자회사의 자본 확충에 지원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조5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발행할 계획이다.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은 자회사들이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 매입에 쓰일 예정이다.
이밖에도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NH생명보험 등 자회사별 대표상품 개발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지주사 체제가 어느 정도 정착되면 보험·증권 등에 대한 인수·합병도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신 회장은 내실경영과 수익성 증대를 통해 올해 1조원의 순익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다지고 있다. 그러나 농협금융이 처한 상황과 국내외 영업여건 등을 고려할 때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농협금융은 1분기 6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주사 체제 출범초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주요 자회사인 농협은행은 665억원을, 농협생명은 114억원, 농협손해보험은 66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하지만 2분기(30일 공시 예정)를 비롯해 올 하반기에 실적이 크게 개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와 국내외 경기 부진으로 대출시장 등을 확대할 여건이 안 되고 시장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 하락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또한 정치권의 반대로 산은금융지주의 연내 IPO(기업공개) 계획이 물거품이 될 기로에 놓이면서 정부가 농협중앙회에 지원하기로한 1조원의 현물출자(정책금융공사가 보유한 주식-산은금융지주 50%, 한국도로공사 50%) 역시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이밖에도 IT전산 분리 작업과 보안시스템 강화 문제, 농협의 조직문화 개선 등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신 회장이 열악한 영업여건과 농협금융이 안고 있는 산적한 현안, 여기에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외압 우려 등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