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허창수 회장의 동생 GS칼텍스 허진수 부회장이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작년 말 GS칼텍스 사장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해 정유영업본부장 겸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은 지 9개월이 된 허 부회장은 녹록치 않은 외부환경 때무에 실적악화와 14년 만의 명예퇴직 실시 등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한 22조8천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1조원 가까이 날아갔다.
지난해 상반기 1조88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올해 상반기 488억원으로 급감한 것이다.
유럽발 재정위기에서 촉발된 세계 경기침체로 두바이산 원유 가격이 2분기에 23%나 하락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석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지만 GS칼텍스는 1분기에 매입한 원유 비용을 2분기 제품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바람에 큰 손실을 입은 것이다.
실제로 전년 20조3천억원이던 매출원가가 올 상반기 22조3천670억원으로 크게 올랐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단기차입금은 작년 말 2천800억원에서 상반기 3천600억원으로 늘었다. 사채를 포함한 장단기 차입금 규모도 6조5천억원에서 6조9천억원으로 4천억 가량이 많아졌다.
그간 과도한 차입금 규모가 GS칼텍스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된 점을 감안하면 허 부회장이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GS칼텍스는 올 들어 수차례에 걸쳐 총 1조1천5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공기업을 포함해 일반 회사채를 발행한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에 따라 상반기 금융비용은 7천6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천370억원 보다 250억원 정도 규모가 늘었다. 이는 영업이익과 금융수익을 합친 금액과 비슷한 규모다.
결국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GS칼텍스는 IMF 외환위기였던 1998년 이후 14년 만에 명예퇴직을 단행해 지난 6월 영업부 직원 800여명 가운데 차장급 이상 70여 명을 희망퇴직시켰다.
이처럼 힘겨운 상반기를 보낸 덕분에 하반기에는 다소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유가가 오름세를 보임에 따라 2분기에 원유를 저렴하게 사들인 반사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2분기에 추락했던 실적과 재무구조도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허 부회장이 승진 첫해를 과연 미소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하반기 활약이 기대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