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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방탄섬유, 듀폰 총알 맞고 구멍 '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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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방탄섬유, 듀폰 총알 맞고 구멍 '뻥'
  • 이경주 기자 yesmankj@naver.com
  • 승인 2012.09.03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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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더스트리의 미래전략 사업인 방탄섬유 사업이 미국법원으로부터 1조원 배상금 판결에 이어 판매금지까지 당하며 적신호가 켜졌다.

 

일단 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코오롱의 긴급신청을 받아들여 가동중지 하루만인 1일부터 다시 생산라인이 가동되고 있지만, 경기침체에 판매금지 및 손해배상 문제가 겹치며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실적과 성장성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 버지니아 지방법원은 최근 코오롱인터스트에 대해 방탄섬유 아라미드를 미국에서 20년간 판매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는 지난 2009년 듀폰이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영업비밀 침해혐의로 고소한 데 따라 진행되고 있는 1심 잔여판결이다.

 

법원은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듀폰 측에 9억1천990만달러, 우리돈으로 1조487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아라미드는 미국 듀폰과 일본 데이진, 코오롱 등 소수기업만이 독점 생산하고 있는 기술집약적 소재로 코오롱은 1979년부터 30년간 2천억원을 투자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사업으로 집중 육성해왔다.

 

현재 아라미드 시장규모는 1조8천억원에 달하며 듀폰과 데이진이 양강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코오롱이 9~10%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판매금지 명령으로 코오롱이 당장 받을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전체 매출 가운데 아라미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고, 미국 판매실적도 최근 3년간 30억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라미드를 핵심사업으로 육성하려던 전략에 제동이 걸리면서 기업의 미래가치가 훼손된 점은 단순하게 매출 이상의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듀폰과의 송사가 장기화되면서 이미지 훼손과 함께 금전적인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소송 관련 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 상반기 매출 2조6천831억원, 영업이익 1천8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0.4%, 영업이익은 19.9%나 감소한 수치다.

 

 

더욱이 지난해 내려진 1조4천억 규모의 손해배상 판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연간 매출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거금을 토해내야 한다.

 

이 경우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실적과 재무구조는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같은 가능성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일단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메리츠증권 황유식 연구원은 “이번 소송은 미국에서 진행되는 만큼 듀폰 쪽으로 유리하게 진행되는 것 같지만 캐나다에서 듀폰이 제기한 소송은 기각된 바 있다”며 “아직 1심 잔여판결이 끝나지 않았고 코오롱이 바로 항소할 예정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난국을 어떻게 헤쳐갈지 주목된다.

 

[마이경제 뉴스팀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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