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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면세점 진출, '사촌' 이부진 vs. 정유경 정면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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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면세점 진출, '사촌' 이부진 vs. 정유경 정면 대결?
  • 이경주 기자 yesmankj@naver.com
  • 승인 2012.09.06 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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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계열사인 조선호텔을 통해 면세점 사업에 진출하면서 삼성과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 신라 사장이 면세점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그룹의 이명희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모녀의 역할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신세계의 계열사 조선호텔은 지난 5일 국내 파라다이스면세점의 지분 81%를 931억5천만원에 인수했다.


신세계그룹은 그동안 정용진 부회장이 유통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면세점 사업 진출을 공언한 바 있어 향후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정 부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회장과 누이동생인 정유경 부사장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성고객 위주로 하는 럭셔리 사업의 특성상 면세점 사업은 재벌가의 여인들의 참여가 그 어느곳보다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 1위인 롯데의 면세점 사업은 신격호 총괄 회장의 장녀이자 신동빈 회장의 누이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이끌고 있으며 이부진 사장의 호텔 신라가 2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국내 면세점시장의 전체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5조3천억원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롯데면세점이 51%를 차지하고 신라면세점이 28%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매출 순위로는 롯데가 2조7천억원, 신라가 1조5천억원으로 1,2위를 차지했고, 제주관광공사(4천억원), 한국관광공사·동화(2천억원), 워커힐(1천500억원), 파라다이스(1천450억원)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공교롭게도 롯데가(家)와 삼성가의 장녀가 국내 면세점 시장의 8할을 지배하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의 경우 이부진 사장이 호텔 신라를 맡은 뒤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뒀다. 이 사장은 여성 특유의 감각을 앞세워 루이비통 입점을 성사시키는 등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신세계의 면세점 사업에서도 이명희 회장과 정유경 부사장이 상당한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부진 사장의 대항마로 정유경 부사장이 어느 정도의 임무를 맡게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 부사장은 현재 조선호텔 베이커리사업과 신세계인터내셔널을 통한 패션과 화장품사업을 이끌고 있다.


패션과 화장품이 면세점사업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정 부사장이 실무를 이끌어갈 적임자로 평가받는 이유다.


또 신세계가 명품 브랜드 뿐 아니라, 국내 패션 브랜드도 입점시켜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을 밝힌 점도 정 부사장의 역할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한편 신세계가 면세점 사업에 진출하면서 범삼성가로 삼성과 신세계그룹의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마트가 반값가전제품 등의 비중을 늘려 삼성전자를 불편하게 하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은 있었지만 두 그룹이 이번 사례처럼 상대편 영역에 직접 뛰어들어 경쟁을 벌인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신세계 계열사 조선호텔과 호텔신라의 호텔사업 부분이 겹치긴 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다.


신세계는 주력사업군인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경기침체와 정부규제로 상반기 실적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 새 성장동력이 절실하다.


반면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는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의 매출 가운데 면세점사업이 87%에 이를 정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다.


신세계는 면세점 사업 진출을 위해 전 호텔신라 대표이사였던 성영목씨를 지난 3월 조선호텔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신세계가 호텔신라의 사정을 훤히 아는 경영진을 영입함에 따라 두 그룹간 경쟁은 이미 불꽃을 튀고 있는 상황이다.

 

성영목 조선호텔 대표이사는 2007년부터 2011년 03월까지 호텔신라 대표이사로 재직했으며 조선호텔이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하고 운영계획을 세우는데 한몫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면세점사업 진출은 2000년도부터 추진했지만 그 동안 정부허가를 받지 못하고 매물도 없어 못한 것”이라며 “이번 면세사업점 진출을 두 그룹의 경쟁으로 엮어 특별한 사례로 보는 것은 완전 잘못 이해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유통사업자가 면세점사업 등 유통업에 진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친인척관계로 해야할 사업을 하지 못하는 건 기업생리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마이경제 뉴스팀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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