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폭락하며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정유 4사가 직원 급여에서는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업계 1,2위인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상반기 직원 평균 급여가 제자리걸음을 한 반면,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는 수익악화에도 불구하고 두자릿수로 올리는 후한 인심을 보였다.
7일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SK에너지가 올 상반기에 직원들에게 지급한 평균 급여는 3천571만5천원으로 지난해 3천533만6천원에 비해 1% 늘었다.
GS칼텍스는 직원 평균 급여가 지난해 상반기 3천320만1천원에서 올 상반기 3천299만5천원으로 0.7% 줄었다. 미미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정유4사 가운데 유일하게 임금이 삭감됐다.
이에 비해 에쓰오일은 상반기 직원 평균 급여가 지난해 3천400만원에서 3천750만원으로 10.6% 올랐고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3천184만원에서 올해 3천583만5천원으로 13.8%나 뛰었다.
정유4사 모두 올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부진에 시달렸지만 직원 급여는 동결과 두자릿수 인상이라는 상이한 결과로 이어졌다.
업계 1, 2위인 SK에너지와 SG칼텍스는 올상반기 매출이 9.2%, 3.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6천700억원, 1조원 이상 깎이며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같은 실적부진이 직원 급여에 반영된 셈이다. 특히 GS칼텍스는 위기상황을 반영하듯 직원 평균 급여가 정유4사 가운데 꼴찌로 떨어졌다.
이와 달리 에쓰오일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8천940억원에서 올해 2천286억원으로 급락했지만 직원 급여는 10% 넘게 인상됐다. 이에 따라 에쓰오일의 직원 평균 급여는 1위인 SK에너지를 추월해 정유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3천24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현대오일뱅크은 올해 2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지만 급여 인상율은 정유4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 측은 전년 보다 계약직 비중이 감소하고 직원들의 근속년수가 늘었기 때문에 평균 급여가 올랐다는 입장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작년 6.7%였던 계약직 비율이 올 상반기 5.6%로 낮아졌고 직원들의 평균 근속년수는 14.6년에서 14.8년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전체 직원에서 차지하는 계약직 비중이 4.3%에서 3.8% 낮아졌고 근속년수는 13.9년에서 14.3년으로 올랐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의 경우 계약직 비율이 각각 1.4%에서 1.6%로, 4.8%에서 5.6%로 높아졌다.
계약직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GS칼텍스와 에쓰오일(5.6%)이었다. 현대오일뱅크는 3.8%였으며 SK에너지는 1.6%로 계약직 비중이 가장 낮았다.
직원들의 평균 근속년수가 가장 긴 곳은 SK에너지로 17.9년을 기록했다. 이어 에쓰오일(14.8년), 현대오일뱅크(14.3년), GS칼텍스(14.1년) 순으로 직원들이 오랜 기간 근무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