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에서 성폭행범에게 물리적 거세에 대한 법안을 제출했다고 한다. 요즘 화학적 거세보다 물리적 거세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은데 과연 물리적 거세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일반인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물리적 거세라는 말이 음경과 고환을 몽땅 다 잘라 없애버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아니다.
물리적 거세는 의학용어로는 수술의 거제(surgical castration)라고 불린다. 남성호르몬을 만드는 양쪽 고환만 제거하는 것이다.
물리적 거세를 하더라도 성관계시 직접적인 삽입에 필요한 음경은 그대로 남아 있다. 물론 남성호르몬이 거의 없어지므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음경이 퇴화되면서 음경크기가 좀 작아질 수는 있는데, 이건 화학적 거세에서도 마찬가지다.
물리적 거세를 의학적으로 성폭행범에게 처음으로 쓴 의사는 1800년대 후반 미국의 인디아나주의 해리 샤프(Harry Sharp)였다.
이 의사가 180명의 성폭행범에게 성적인 충동을 줄이기 위해 물리적 거세를 시행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 인디애나주가 성폭행범에게 거세라는 법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 첫 번째 주가 되었다고 한다.
이후 20세기 초반 우생학적인 영향으로 이런 성폭행범의 기질이 유전된다고 하는 믿음으로 성폭행범의 자식을 낳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국 대법원에서 물리적거세에 대한 법적인 조치를 취하게 됐다. 이것은 오늘날 미국의 13개 주에서 성폭행범에게 거세를 시행하게 만들었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약물로 거세를 할수 있는 방법이 나오면서 요즘은 대부분 약물을 이용하는 화학적거세를 하고 있다.
미국 13개주에서 대부분은 화학적거세를 하면서 물리적 거세를 원하는 사람만 하도록 되어 있다. 반면 텍사스 주는 유일하게 물리적 거세만 강제적으로 하도록 한다. 유럽의 경우 유일하게 체코에서만 물리적 거세를 강제적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성폭행범에게 거세라는 법적인 조치를 취했을 때 재발률이 17.5%에서 11.1%로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일반적으로 화학적 거세보다 물리적 거세가 좀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연구논문은 전무한 상황이다.
논문 대부분은 화학적 거세였고, 물리적 거세는 법적 혹은 윤리적 문제로 대상수가 작아서 결과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있어서 제외된 사례가 많다. 물리적 거세에 대한 효과는 통계적인 결과를 낼만큼 대상수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덴마크의 경우 1960년대에 900명의 성폭행범에게 물리적 거세를 시행했더니 재발률이 80%에서 2.3%로 뚝 떨어졌다고 전해진다.
과연 우리나라도 물리적 거세가 시행될 수 있을까?
도움말=어비뇨기과 두진경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