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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건설기계 실적부진에도 '통 큰 투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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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건설기계 실적부진에도 '통 큰 투자' 왜?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2.09.11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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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건설기계 사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건설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무리한 투자가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 현대중공업의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은 세계적인 엔진 전문기업인 미국 커민스와 50대 50의 비율로 총 6천600만 달러(약 745억원)를 투입해 합작법인 현대커민스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지난 7일 밝혔다.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자사의 선박용 엔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건설장비용 엔진으로 활동무대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커민스는 대구시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7만8천㎡ 부지에 연산 5만대 규모의 건설장비용 엔진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오는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업가동에 들어가면 3천억원대 매출을 시작으로 앞으로 10년간 매출규모가 총 4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현대중공업은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건설업계의 상황을 감안하면 현대중공업이 지나치게 장밋빛 전망에 젖어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국내 건설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져 있는 것은 물론이고, 유럽발 경제위기로 세계시장 역시 침체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당장 현대중공업은 올 상반기 건설기계부문 매출액이 2조2천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5천612억원에 비해 3천568억원 줄었다. 매출감소율은 13.9%나 된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액 대비 건설기계부문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10.2%에서 올해는 8%로 낮아졌다.


또 엔진기계부문도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상반기 엔진기계부문 매출은 지난해 9천896억원에서 올해 7천993억원으로 1천903억원(19.2%) 줄어들었다. 총 매출액 대비 엔진기계부문 비중도 지난해 3.9%에서 올해 2.9%로 하락했다.




하지만 증권가의 반응은 비교적 우호적이다. 조선업에 비해 건설기계의 전망이 더 낫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건설장비용 엔진시장 진출 소식이 전해진 지난 7일 현대중공업 주가는 전날보다 1만500원(4.59%) 오른 23만9천500원에 장을 마쳤다. 주말 다음날인 10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1천원(0.42%) 하락한 23만8천5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다시 약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투자계획 발표 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중국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나섬에 따라 건설시황이 조기에 반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이하 NDRC)는 지난 5일과 6일 이틀 동안 약 180조원 규모의 지하철, 고속도로, 항만 등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무려 60여건이나 승인했다. 침체에 빠진 경기부양을 위해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굴삭기 내수판매량이 올 7월까지 8만대 수준에 그쳐 지난해 동기대비 60% 수준이지만, 이번 경기부양책이 침체된 중국 건설기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원경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 건설장비 사업부는 올 2분기 7.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하반기에는 8% 정도의 마진은 유지할 것”이라며 “중국 수출 비중이 20% 미만으로 하락한 상황이고 중동 등의 신흥국 판매가 늘어나고 있어, 중국 시장의 부진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대구공장이 상업가동에 들어갈 2014년에는 전세계적으로 건설업황도 되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남미와 중동, 러시아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활발한 시장개척을 벌이고 있어 오히려 사업전망이 밝다는 판단이다.


불경기에 호황을 내다보고 적극 투자에 나선 현대중공업의 결단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 주목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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