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사 주가가 최근 1년 간 약세를 보인 반면, 총수들이 보유한 주식평가액은 오히려 크게 불어나 눈길을 끈다.
이는 총수들이 주가가 떨어질 때 적극적인 매집을 통해 주식보유량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13일 마이경제 뉴스팀이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과 허일섭 녹십자 회장 등 8개 대형 제약사 총수의 주식 보유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12일 종가 기준으로 4천358억300만원 상당의 관계 회사 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지난해 9월 14일 3천725억8천900만원이었던 데 비하면 1년 사이에 632억원, 17%나 불어난 수준이다.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과 윤영환 대웅제약 회장,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등 6명의 주식 평가액이 늘었고, 허일섭 녹십자 회장과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만 보유주식 평가액이 감소했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12개 제약주 중 7개의 주가가 지난 1년간 최저 3.3%에서 최고 26.5%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제약사 오너 일가가 하락장세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주식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이 보유한 관계 회사 주식수는 지난해 9월 2천810만주에서 올해 4천160만주로 1년 만에 1천350만주나 늘었다.
이 가운데 특히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의 주식 매집이 두드러진다.
임 회장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지난해 480만여주에서 3.8배 규모인 1천790만주로 늘렸다. 주가가 1년새 4천446원에서 4천300원으로 떨어졌지만 주식 평가액은 213억4천600만원에서 769억4천300만원으로 260% 이상 증가했다.
이종호 JW홀딩스 회장과 윤영환 대웅제약 회장 역시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보유량이 증가한 덕분에 주식평가액이 늘어난 경우다.
이 회장은 최근 1년 사이에 JW홀딩스 주식을 489만주에서 504만주, JW중외신약 주식을 219만주에서 225만주로 늘렸다. 같은 기간 JW홀딩스 주가가 26.5%나 하락했지만 JW중외신약 주가가 오른데다 전체 보유량이 늘어 주식평가액도 299억원으로 4.3% 증가했다.
윤 회장은 대웅제약과 대웅 주식을 각각 38만주에서 39만주, 104만주에서 107만주로 늘렸고 대웅제약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주식평가액이 소폭 증가했다.
허일섭 녹십자 회장은 녹십자홀딩스 주식을 487만주에서 509만주로 늘렸으나 주가가 20%가까이 폭락하는 바람에 전체 평가액이 13%나 하락했다. 8명의 제약사 오너 회장 중 최고 주식부자인 허 회장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지난해 1천150억원대에서 960억원대로 감소했다.
반면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은 주식 보유량이 59만주에서 57만주로 소폭 감소했지만 주가가 약간 오른 덕분에 주식평가액도 소폭 증가했다.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과 이장한 종근당 회장의 주식 보유량은 지난해와 동일했지만 회사 주가가 오른데 힘입어 주식평가액은 늘었다. 특히 한 회장의 경우 제일약품 주가가 1년 동안 49.5%나 오른 덕분에 주식재산이 397억4천300만원에서 594억1천200만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이에 따라 제약사 오너 회장 8명의 주식재산 순위도 크게 바뀌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허일섭 녹십자 회장과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각각 1, 2위 자리를 지킨 가운데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지난해 7위에서 올해 3위로 치고 올라왔다.
지난해 3위였던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은 5위로 두 계단 내려왔다. 또 이종호 JW홀딩스 회장과 윤영환 대웅제약 회장이 6위, 7위로 1계단씩 뒤로 밀렸다.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과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4위, 8위를 유지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