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취임 6개월 김정태 회장, 외환은행 노조 갈등으로 리더십 위기
상태바
취임 6개월 김정태 회장, 외환은행 노조 갈등으로 리더십 위기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2.09.19 0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소 '온화한 리더십'의 대명사로 꼽혔던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외환은행 노조와의 갈등 문제만큼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김 회장 체제가 들어선지 6개월여 만에 'IT통합' 문제를 놓고 외환은행 노조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조직 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글로벌 톱 50' 도약을 목표로 하나-외환은행간 성공적인 통합과 업무시너지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으나 외환은행 노조 측과 불협화음이 계속될 경우 경영행보에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취임 6개월째를 맞은 가운데 하나금융과 자회사인 외환은행간의 통합작업이 여전히 삐꺽거리고 있다.

김정태 회장은 올해 3월 김승유 전 회장의 뒤를 이어 하나금융지주 수장자리에 올랐다.

김 회장은  1992년 하나은행 창립멤버로 합류한 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과 하나대투증권 사장 역임 등 20여년을 '하나맨'으로 지내면서 원만한 일처리와 무난한 리더십으로 '행정의 달인'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또 지난 15년 동안 하나금융을 이끌었던 김승유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완전한 퇴진'을 선언하면서 김정태 회장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친정체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김승유 전 회장이 카리스마를 내세운 리더십이라면 김정태 회장은 헬프 리더십과 팔로우십을 강조하며 소통 및 화합으로 조직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화합을 바탕에 둔 경영철학 '건강한 하나, 해피투게더'는 그의 의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외환은행 노조에서 하나금융이 '2·17합의사항'을 어기고 IT사전 통합을 강행하고 있다며 릴레이 반대집회 등 적극적인 공세를 벌이면서 김 회장의 리더십이 위기를 맞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월 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5년간 외환은행 명칭 유지와 독립경영 보장 등을 약속했었다. 하나금융은 이후 미래발전기획단을 주축으로 하나·외환은행간 IT부문 통합과 리스크 분야, CIB(기업투자금융) 연계 시스템 구축 등 시너지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7월 18일에는 이사회를 통해 2014년 초까지 IT통합 완료 등에 대한 안건을 결의하고 'IT 비용절감'을 주제로 임원 워크샵을 가졌다. 또한 IT통합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 구성과 컨설팅 발주, 외환은행 IT부서장 소집 등 통합작업에 가속도를 내왔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 측은 "IT 통합의 본질이 궁극적으로 '1Bank'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력 반발, 지난 4일부터 10여일동안 은행 본점에서 반대집회를 벌였다.

김 회장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IT통합 잡음이 불거지는데 대해 "하나·외환은행의 IT작업은 시너지 창출이나 통합이 아닌 순수하게 비용절감 차원에서 업그레이드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 측은 하나금융이 IT 통합작업 즉각 중단과 컨설팅 중단, TFT 파견직원 복귀 발령, 미래발전기획단 해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향후에는 '끝장투쟁' 등 전면전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뜻을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앞으로도 IT통합을 중단하겠다는 입장변화가 없다면 하나금융 본점 앞 시위 등 보다 강도 높은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내에서는 통상 M&A(인수.합병)된 기업간에 발생할 수 있는 일로 외환은행 노조가 '독립경영'을 앞세워 지주사 일에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이 외환은행 노조와의 갈등해결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간의 갈등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그룹이미지 실추와 영업력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에 1분기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부의영업권 효과 등으로 1조5천399억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하반기에는 은행권 전체적으로 대출성장 여건이 제한적이고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으로 순익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향후 3년간 외환은행 인수시너지가 1조1천576억원, 이중 'IT비용 절감' 효과가 총 4천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자신했지만 외환은행과의 통합작업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어서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