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악용해 개인 금융 정보를 불법 수집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강동구 암사동의 홍 모(남.39세)씨는 지난 11일 오전 7시 33분경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입니다. 고객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으니 보상승급바랍니다. www.kbuxbank.com' 라는 내용.
혹시나 해 문자메시지에서 직접 주소를 클릭해봤지만 화면이 뜨지 않았다.
사무실로 출근해 9시 20분경 컴퓨터에서 주소를 직접 입력 검색해보자 국민은행 공식 홈페이지(www.kbstar.com)와 똑같은 화면에 ‘보안승급바로가기’라는 글자만 교묘하게 바꿔둔 상태였다.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화면을 클릭하는 순간 사이트는 닫혀버렸다. 문자를 보낸 후 2시간여 만에 사이트를 폐쇄해 버린 것.
조금이라도 사이트 폐쇄가 늦었더라면 짝퉁 홈페이지가 요구하는 각종 아이디와 보안카드 일련번호, 보안코드 등을 입력해 고스란히 금융 관련 정보를 넘겨줄 뻔 한 것.
이후에도 이메일 주소의 알파벳 몇 개만 바뀔 뿐 2~3일에 한번 꼴로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수신되고 있다고.
홍 씨는 “평소 온라인 등을 이용해서 금융거래를 하는 젊은 층은 비교적 쉽게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겠지만 컴퓨터 사용 등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차 하는 순간 중요 정보를 넘길 수도 있겠다 싶었다. 보이스피싱은 나날이 진화하는 듯 하다”고 기막혀했다.
이처럼 대형 금융사의 이름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자 금융사들 역시 너나할 것 없이 사이트 접속 시 가장 먼저 팝업창을 통해 보이스피싱에 대한 안내글 들을 공지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여전히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개인의 금융자산 보호 및 조사 등을 이유로 전화를 이용해 계좌번호, 카드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의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없다”며 “금융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할 때에는 반드시 포털사이트 검색 등을 통해 정확한 인터넷 주소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은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