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동양생명이 최근 실적을 크게 개선하면서 매각작업에도 힘이 실릴것으로 예상된다.
생보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선뜻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일각에서는 '동양'이라는 상호 때문에 회사 이미지가 망가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지만, 실적개선을 통해 매각가능성을 스스로 높이고 있는 셈이다.
동양생명은 또 지난해 배당으로 보고펀드에 이익을 안겨준데 이어 올해는 배당 규모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올해 연간 순이익 목표를 기존 1천326억 원에서 1500억 원으로 13%나 높여 잡았다. 올들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순이익만 1천122억 원으로 기존에 세웠던 연간 목표치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동양생명이 지난 2005년에 투자한 판교 임대 아파트의 분양전환을 90% 가량 달성하면서 이에 따른 이익이 6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보고발생손해액(IBNR)과 최저보증 특별준비금으로 각각 10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점을 감안해도 400억 원 가량의 특별 이익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를 계산에 넣으면 최근에 높여 잡은 연간 순이익 목표치 1천500억 원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탄탄한 수익성을 자랑한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동양생명은 지난 2005년 판교 신도시에 임대아파트 분양 사업에 투자했다”며 “임대아파트 분양 전환에 따른 이익은 100% 분양전환하면 700억 원의 투자영업이익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별도재무상태표 기준으로 동양생명은 3분기까지 매출 3조1천139억 원, 영업이익 1천269억 원을 기록했다.
총자산은 19조6천403억 원을 기록해 창립이래 처음으로 20조 원을 조만간 돌파할 전망이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보장성 상품 비중 증가에 따른 사업비차익 개선과 위험률 차익이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들어 9월말까지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일반+특별계정)는 9천38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천920억 원보다 5.2% 늘었다.
위험률 차익의 경우 지난해 3분기 416억 원에서 올해 3분기 513억 원으로 2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급여력비율(RBC)은 244.6%에서 255.6%로 높아졌다.
동양생명은 이 같은 상승세를 타고 매각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2011년 3월 보고펀드 품에 안긴 뒤 매년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업황침체로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당장은 매각이 어려울 수 있지만 내재가치보다 주가가 저평가 됐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보고펀드는 수익성 개선에 따라 배당을 더욱 높일 것으로 점쳐진다. 보고펀드는 그동안 펀드 출자자(LP)의 요구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배당을 해왔다. 2012회계연도 실적에 따른 지난해 현금배당성향은 26.8%였고, 2013회계연도에 근거한 올해 현금배당성향은 25.7%였다.
'동양그룹사태' 당시 회사 이미지가 훼손돼 동양그룹과 무관함을 호소해야 했던 동양생명이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매각작업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