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의 M&A 승부수가 3년 만에 빛을 발하고 있다.
정지선 회장이 인수를 주도한 현대리바트와 한섬이 초기의 부진을 털어내고 최근 그룹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실적을 개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 모두 현대백화점의 후광효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실적부진에 시달리며 실패한 M&A 사례로 거론되던 것을 감안하면 극적인 반전을 이뤄낸 셈이다.
이에 따라 그룹경영을 맡은 뒤 10년 가까이 내실다지기에 주력했던 정 회장의 공격경영이 전환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이 3년 전에 인수한 현대리바트와 한섬은 올해 들어 어닝 서프라이즈에 가까운 실적을 냈다.
현대리바트(대표 김화응)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1천460억 원, 영업이익이 71억 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전년 동기 매출 1천151억 원, 영업이익 34억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27.9%, 영업이익은 109.2%나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3분기 23억 원에서 올해 58억 원으로 150% 가까이 급증했다.
리바트는 2011년 89억 원이던 영업이익이 현대백화점에 인수된 직후인 2012년에 32억 원으로 급감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그린푸드가 대주주로 올라선 지 1년 6개월만인 2013년 6월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김화응 당시 현대H&S 대표를 수장으로 앉히면서 회복세를 타기 시작했다. 리바트의 2013년 실적은 매출 5천546억 원, 영업이익 128억 원으로 회복했다.
리바트는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에 22개 매장을 입점시키는 등 유통망을 확대하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이미 지난해 연간 이익의 2배에 달하는 250억 원을 기록했다. 리바트는 여세를 몰아 가구업계 1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계열사 연도별 실적 | |||||||
업체명 | 실적 | 2011년 | 2012년 | 2013년 | 2014.1Q | 2014.2Q | *2014.3Q |
현대리바트 | 매출 | 5,212 | 5,049 | 5,546 | 1,714 | 1,739 | 1,460 |
영업이익 | 89 | 32 | 128 | 127 | 123 | 71 | |
순이익 | 70 | 36 | 73 | 102 | 85 | 58 | |
한섬 | 매출 | 4,970 | 4,964 | 4,708 | 1,286 | 1,081 | 985 |
영업이익 | 984 | 710 | 504 | 141 | 11 | 52 | |
순이익 | 874 | 641 | 408 | 135 | 20 | - | |
*잠정실적 및 추정치 / 출처 : 금융감독원 (단위 : 억 원) | |||||||
의류 브랜드 한섬(대표 김형종) 역시 현대백화점에 인수된 이후 3년 만에 반전세를 타고 있다. 한섬은 2012년 현대백화점에 인수된 이후 매출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급락하면서 애물단지로 꼽혔다.
인수 직전 연도인 2011년 984억 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2012년 710억 원, 2013년 504억 원까지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천3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2천143억 원보다 10.4% 성장했다. 3분기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 15%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면 4분기엔 신규 브랜드들의 선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최근 2년 간 쥬시꾸뛰르·발리·지미추 등 9개 브랜드의 판권을 새로 확보하고 덱케, 랑방스포츠 등 새로운 자체 브랜드를 내놓는 등 투자에 힘쓴 결과다. 특히 현대백화점 내에 입점해 있는 ‘타임’ 등 브랜드 매출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하며 정 회장의 M&A가 성공적이었다는 재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정지선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1조 원 가까이 보유한 실탄을 바탕으로 새로운 M&A 대상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내실 위주의 경영활동으로 외형 확장을 극도로 자제하던 정 회장이 2011년 이후 조명, 가구, 패션 등 다양한 업종으로 사업영업을 확대하며 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3월 동양매직, 8월 위니아만도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다음 M&A는 가전업종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가전업에 한정하지 않고 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을 두루 보고 있다”며 “1조 원에 달하는 내부보유금이 있는 만큼 좋은 매물이 나오면 인수전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