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머리가 싫어서 시간과 돈을 들여 탈색을 4번이나 했는데 불량 염색제 때문에 말짱 도로묵됐네요."
시중에 판매중인 대형제약사의 염색약을 썼다가 낭패를 당했다는 소비자의 하소연이다.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지 모(여.22세)씨는 유난히 색이 짙은 검은 머리카락이 지겨워 갈색으로 염색하기로 마음먹고 헤어숍에서 4번의 탈색과 블랙빼기라는 약처리를 2번 받았다. 모발은 상하지만 탈색을 여러번 해야 염색이 잘된다는 생각에 17만 원을 투자했다.
평소 미용실에서 시술한 염색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지 씨는 탈색 후 직접 염색을 하기로 했다.
마트에서 직접 보라색 빛이 감도는 갈색 계열의 모발 샘플을 확인하고 동성제약의 '쉐이킹푸딩헤어컬러 딥퍼플 브라운'을 2통 구입했다.
조금이라도 발색이 잘되길 바라며 염색약 2통을 듬뿍 바르고 제품설명서에 안내된 시간보다 더 오래 기다렸다고.
▲ 탈색한 머리(좌)와 염색 후 검은색으로 되돌아온 머리.
머리를 감고 염색된 자신의 머리색을 확인한 지 씨는 눈물이 핑 돌았다. 예상했던 보랏빛이 감도는 갈색은 커녕 온전히 검은 머리로 되돌아와 있었다.
지 씨는 "염색이 잘 나오게 하느라 탈색까지 여러 번 했는데 너무 황당해 말이 안나올 지경"이라며 "색상 표시가 잘못됐거나 성분에 문제가 있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동성제약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밝은 모발을 어둡게 해주는 턴(turn)컬러 제품이다"며 "모든 염색약이 백모(白毛)를 기준으로 출시되다 보니 고객이 생각한 색이 안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지 씨는 "백모 기준이라는 아무런 설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동양인 머리가 금발도 아니고 백모 기준으로 염색제를 만든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개했다.
확인결과 업체 측 설명과 달리 일반(멋내기용)염색약은 '흑모' 기준으로 새치전용염색약은 '백모' 기준으로 생산되는 게 일반적이다.
문제가 된 동성제약의 '쉐이킹푸딩헤어컬러 딥퍼플 브라운'은 새치전용이 아닌 일반염색약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안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