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벼랑에 몰린 동부대우전자, 최진균 부회장의 '삼성식 프리미엄'전략 통할까?
상태바
벼랑에 몰린 동부대우전자, 최진균 부회장의 '삼성식 프리미엄'전략 통할까?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5.01.08 08: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5월에 취임한 최진균(사진) 동부대우전자 부회장이 올해 생존을 위해 험난한 투쟁에 들어갔다.

동부대우전자(구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동부그룹이 인수할 당시 종합전자회사를 꿈 꿨지만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제조업 계열사들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사실상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최 부회장은 회사를 저비용·고효율 사업구조로 바꿔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특히 저가 브랜드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프리미엄 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에 발벗고 나섰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빠르면 올해 1분기 중으로 광주공장에 프리미엄 생산라인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1천300억 원을 투입해 광주공장은 대형 프리미엄 가전을 생산하고, 중국 톈진공장에서는 보급형인 소형 가전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공장에 있는 보급형 가전 생산설비를 톈진공장으로 옮기는 대신 프리미엄 대형가전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시장에서 보급형 세탁기, 냉장고 등을 생산하고, 광주공장에서 제조된 프리미엄 제품은 '메이드인 코리아' 꼬리표를 달고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에서다.

1천300억 원 중 1천억 원을 이미 조달이 완료된 상태다. 부족한 300억 원은 회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1년 만기 연리 7% 조건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할 계획이다. 

동부대우전자는 조만간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어 회사 임직원들이 조합원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회사채 발행에 참여할 경우 외환, 우리, 광주은행에서 연4%대 신용대출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할 방침이다. 기준금리가 연 2%에서 더 내려갈 조짐을 보이면서 임직원 다수가 회사채 발행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최 부회장은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출신으로, 동부대우전자를 종합전자기업으로 키우라는 특명을 받고 지난해 5월 영입됐다. 동부그룹은 2013년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며 사명을 동부대우전자로 변경하고, 오는 2017년까지 매출액 5조 원, 영업이익 3천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동부그룹이 유동성 문제로 구조조정되면서 경영환경이 어려워졌다.

동부제철은 채권단에 경영권이 넘어갔고, 동부건설과 동부LED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동부특수강·동부발전 등은 매각되고, 동부익스프레스는 전략적투자자(FI)들에게 헐값에 넘어갔다. 동부대우전자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됐던 동부로봇은 중국에 팔렸고, 동부하이텍은 차입금이 많다는 이유로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

여러 제조업 계열사들이 그룹에서 떠나면서 동부대우전자 스스로 일어설 수밖에 없게 됐다.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지 얼마되지 않아 한동안은 재매각설에 시달려야 했다.

최 부회장은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면 승산이 있다며 고삐를 거머쥐었다.

먼저 광주공장 생산라인을 중국공장으로 이전하고, 늦어도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하면 효율성이 연간 수천억 원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광주사업장은 프렌치도어 냉장고와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10㎏급 이상 전자동세탁기 등 고급 제품 생산기지가 된다. 그동안 광주에서 생산되던 400ℓ 이하 2도어 냉장고와 소형 전자동세탁기 등 중소형 라인은 올해부터 중국 톈진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이는 "같은 자원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결과물에 차이가 있다"는 최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 한시라도 빨리 회사 사업구조를 저비용·고효율 구조로 바꾸기 위한 체질개선이 계속되고 있다.

최 부회장은 대기업이 독점적인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동부대우전자의 기술력이라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수출기업으로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동부대우전자는 국내 광주공장을 비롯해 중국과 멕시코, 말레이시아 등 4개 생산법인이 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수출이 80% 가량을 차지한다.

해외 실적에서도 30%가 멕시코, 페루 등 중남미 시장에서 나온다. 동부대우전자는 멕시코공장을 중남미와 북미 생산거점으로 삼아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전공장을 가동시키고 있다.

중국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지만 인구가 많고 성장 가능성이 높다. 동부대우전자는 도매상을 통해 최근 1년간 100여개 영업점을 만들었다. 톈진공장 설비라인 이전작업이 마무리되면 보급형 전자제품이 생산돼 미미한 시장점유율을 끌어 올릴 계획이다.

동부대우전자는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미국, 파나마, 칠레, 멕시코, 영국, 프랑스, UAE, 러시아, 말레이시아 등 11개국에 20개 판매지점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영업환경이 어려워 2013년보다 매출이 10% 가량 감소하는 대신 영업이익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는 그룹에 인수될 당시 전환사채를 발행해 '클린기업'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차입금이 적은 편"이라며 "기대했던 것만큼 그룹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지만, 적자가 나지 않을만큼만 남기고 모두 투자해 자력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룰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 부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5)에서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고 돌아올 예정이다. 이번 CES에는 동부대우전자가 주최한 대학생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학생들도 동행하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매출원가 비중이 84%가 넘는다. 2013년 매출액 1조8천억 원 중 영업이익은 19억 원으로 이익률이 0.1%에 불과했다. 동부그룹의 모태인 건설사가 지난해 말 갑작스럽게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비(非)금융 계열사 중 홀로 남다시피한 동부대우전자가 독자 생존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