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제품을 사칭한 짝퉁제품의 사기 판매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같은 사례가 언론보도된 뒤에도 동일한 수법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일이 지속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부산 남구 용호동에 사는 김 모(여)씨는 퇴근 후 복도 한켠에 쌓여있는 세제 박스들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알고 보니
김 씨의 어머니가 아파트 단지 내에서 CJ 세제를 떨이로 싸게 파는 것을 보고 지인들에게 선물도 할 겸 10박스를 구입한 것. 네 개들이 한 박스에 4만 원으로 무려 40만 원어치였다.
판매원이 "납품하고 남은 제품을 30% 싸게 처분한다"는 말에 김 씨의 어머니 외에도 여러 사람들이 구입을 했다고.
하지만 지난해 TV에서 '대기업 짝퉁 세제'를 방송했던 내용이 떠올라 제품을 자세히 확인해보니 역시나 진짜가 아니었다. 복도에 쌓여있는 세제 박스에는 크게 CJ라고 적혀 있고 옆에 cham이라는 작은 글씨로 적혀 있었다.
부랴부랴 동네 부근을 돌아다녀 봤지만 판매원은 이미 사라지고 난 뒤였다.
카드 영수증에 찍혀있는 연락처로 전화를 했으나 불통이었고 카드사에 연락해 결제 취소를 요청했지만 소용없었다.
이후 카드사의 안내에 따라 영수증에 나와있는 주소로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답이 없는 상황이다.
김 씨는 "워낙 언론에 보도가 많이 됐던 사기수법이라 익히 잘 알고 있었는데 우리 가족이 피해자가 될 줄은 몰랐다"며 "브랜드에 대해 잘 모르는 노인이나 서민들 상대로 이런 사기를 치는 게 너무 괘씸하다"고 말했다.
또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환불을 못 받을 경우 사법절차를 밟을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CJ라고하면 소비자들은 CJ제일제당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이 회사에서는 현재 세제를 생산하지 않는다. 과거 제일제당 시절에 만들어진 '비트', '참그린' 등은 2004년 제일제당에서 분리돼 일본의 라이온사와 합병 설립된 CJ라이온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짝퉁 판매 사기를 치는 이들은 'CJ'라는 이름을 강조해 소비자들을 속이고 있다.
가짜 세제는 기존 판매되고 있는 정품과 매우 흡사하게 포장 판매하고 있어 구입 시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 세제에는 계면활성제가 15~30%가량 함유가 돼있는 반면, 가짜 세제에는 계면활성제가 4%가량 함유되어 있어 세척력이 크게 떨어진다.
또 보통 트럭을 이용해 이동판매를 하기 때문에 반품, 환불 받기가 쉽지 않고 영수증에 기재돼있는 연락처는 임시 연락처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관련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제품명과 제조사를 꼼꼼히 살펴보고 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안형일 기자]

